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되면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을 나가기 좋다. 다만 봄에는 유독 바람이 강해 모처럼 계획한 나들이가 엉망이 되기 십상이다. 추운 겨울이 가고 기온이 오르는 봄에는 왜 바람이 세게 부는 걸까.
봄이 되면 북극에서 내려온 차가운 저기압이 물러나고 따뜻한 고기압이 남쪽에서 올라온다. 겨울 동안 기승을 부린 시베리아의 찬 공기(시베리아 고기압)는 봄이 돼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데, 남쪽에서는 점점 따뜻한 공기가 북상한다.
우리나라를 중심에 두고 북쪽에는 차가운 저기압, 남쪽에는 따뜻한 고기압이 형성되면서 일명 남고북저 현상이 벌어진다. 서로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한반도 부근에서 만나면 기압차가 올라간다. 공기는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기압 차가 클수록 바람이 강해진다.
이동성 저기압의 잦은 통과 역시 봄철 강풍의 원인으로 꼽힌다. 봄에는 중국 내륙과 몽골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자주 동쪽으로 이동한다. 이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할 때 앞쪽에서는 남풍, 뒤쪽에서는 강한 북서풍이 불면서 돌풍 수준의 바람이 나타난다. 봄철에 강풍에 의한 시설물 사고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기의 기압 차이도 봄철 강풍이 심한 이유 중 하나다. 봄이 되면 일교차가 커지면서 대기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것이 원인이 되면서 바람이 심하게 분다. 자전거 동호회 웹사이트에는 봄철 라이등에 나섰다가 세워둔 자전거가 넘어져 피해를 봤다는 글이 속출한다.
상층하는 제트기류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봄은 대기 상층의 제트기류가 비교적 남쪽에 위치하고 강하게 유지되는 시기다. 상층부에서 바람이 강하면 아래 대기까지 영향을 주므로 지상의 바람도 강해질 수 있다.
여기서 알아둘 것 하나. 봄철 바람은 강할 뿐만 아니라 사방에서 제멋대로 불 정도로 변덕이 심하다. 겨울의 경우 차가운 공기가 안정적이라 강풍이 불더라도 패턴이 비교적 일정하다. 여름은 기온이 높아 대체로 공기층이 안정적이고, 가을은 강풍 빈도 자체가 낮다. 봄의 경우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변동성이 큰 돌풍이 잦아진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