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반월도가 박힌 듯 기묘한 형상을 한 신종 공룡이 특정됐다. 사하라 사막의 백악기 중기 지층에서 나온 화석을 분석한 학자들은 스피노사우루스과 신종을 스피노사우루스 미라빌리스(Spinosaurus mirabilis)로 명명했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고생물학자 폴 세레노 교수 연구팀은 23일 공식 채널을 통해 사하라 사막 내륙부에서 나온 스피노사우루스 미라빌리스 화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성과는 이달 19일 자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먼저 소개됐다.

신종 공룡의 가장 큰 특징은 두개골이다. 이 공룡의 두개골은 정수리 부분에 마치 반월도와 같은 거대한 뿔이 돋아 있다. 연구팀은 이 뿔이 스피노사우루스 미라빌리스의 생존에 적잖은 역할을 한 것으로 추측했다.

사하라 사막 내륙부 지층에서 나온 신종 스피노사우루스의 상상도 <사진=시카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Dani Navarro>

또한 눈여겨볼 부분은 화석이 나온 지역이다. 백악기 사하라 사막 내륙부는 현재와 달리 습지대였고 풍부한 담수어가 서식했다. 해변의 포식자로 여겨졌던 스피노사우루스가 바다에서 1000㎞나 떨어진 내륙의 담수에 진출한 점에 학계가 주목했다.

폴 세레노 교수는 “니제르 공화국에 걸친 사하라 사막 중앙부에서 나온 화석을 토대로 신종 공룡의 몸길이는 11m 이상으로 추측됐다”며 “스피노사우루스과에서 이런 몸길이는 놀라울 것이 없지만 굉장히 독특한 두개골 때문에 기적을 뜻하는 라틴어를 이름에 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반월도처럼 굽은 골질의 두관은 케라틴 껍질로 구성됐을 것”이라며 “스피노사우루스과에서 이처럼 크고 날카롭게 휘어진 두관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의미가 있다. 이 두관은 천적을 위협하거나 짝짓기 시즌 이성을 유혹하는 수단 같다”고 덧붙였다.

사하라 사막 백악기 중기 지층에 묻혔던 스피노사우루스 미라빌리스의 두개골 일부. 반월도 같은 형태가 특징이다. <사진=시카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스피노사우루스과는 중생대 백악기에 서식한 육식공룡의 갈래다.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며 먹이를 잡기 쉬운 악어 같은 가늘고 긴 턱과 원추형 이빨을 갖췄다. 그중에서도 스피노사우루스속은 등에 돛과 같은 돌기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대 종은 몸길이 15m가 넘어 티라노사우루스보다 컸다.

폴 세레노 교수는 “스피노사우루스 미라빌리스의 턱은 위아래 이빨이 교대로 깊게 맞물리는 구조로 미끄러지기 쉬운 물고기의 몸통을 확실히 물었을 것”이라며 “아랫니가 윗니 사이로 돌출하는 형태는 현생종 악어나 한때 바다를 누빈 어룡 등 수중 포식자에 공통적으로 보이는 진화 형태”라고 설명했다.

교수는 “먹이를 베는 칼과 같은 이빨을 가진 일반 육식공룡과 달리, 미라빌리스의 원추형 이빨은 날뛰는 물고기를 단단히 고정하고 놓치지 않는 데 특화됐다”며 “해안선에서 약 1000㎞ 떨어진 내륙으로 이동한 이들은 특수한 이빨 덕에 담수어도 능숙하게 사냥했다”고 강조했다.

박물관 전시가 예정된 스피노사우루스 미라빌리스 두개골의 모형 <사진=시카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신종 공룡이 튼튼한 다리로 얕은 물가에 자리를 잡고, 조용히 매복한 채 담수어를 잡아먹었다고 봤다. 해변에서 체득한 물고기 사냥법을 무기로 내륙의 담수 지역까지 점령한 이 공룡은 독자적 계통을 번성한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번에 발굴한 실물 화석은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건설 중인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해당 시설은 태양광 발전 등으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세계 최초의 제로에너지 박물관으로, 아프리카 지역에 서식한 공룡의 역사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거점으로 주목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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