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은상어(Spotted ratfish)의 수컷이 이빨이 돋은 돌기를 가진 이유는 짝짓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점박이은상어가 속한 은상어류는 상어와 약 3억8500만 년 전 분기한 계통으로 석탄기에 등장해 중생대에 번성했다가 현재 약 40종만 남은 미지의 심해어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고생물학 연구팀은 이달 초 발간된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조사 보고서를 내고 점박이은상어 수컷만 갖는 독특한 돌기의 용도가 짝짓기라고 주장했다.
미국이나 캐나다 서해안 앞바다의 심해에 분포하는 점박이은상어는 수컷에 한해 이빨이 돋은 돌기가 이마에서 돋아난다. 입 밖에 치아가 존재하는 동물은 전례가 없어 많은 학자들이 연구해 왔다.
점박이은상어의 생태를 추적관찰해온 연구팀은 운 좋게 포획한 개체의 돌기 내부 구조를 마이크로 CT 스캔으로 자세히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 독특한 구조물이 암컷을 꽉 붙잡고 매달리기 위한 도구라고 결론 내렸다.
워싱턴대 칼리 코언 연구원은 "이마 중앙에 안테나처럼 뻗은 돌기는 필요에 따라 안팎으로 드나드는 구조"라며 "돌기의 끝이나 측면에 갈고리 모양으로 굽은 이빨이 많게는 8열까지 늘어서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미가 끝나면 이마 속으로 들어가는 돌기는 당초 포식 용도로 생각됐다"며 "암컷도 돌기의 흔적은 볼 수 있지만 발달하지 않고 수컷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유의 성 구조물이라는 점에서 짝짓기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돌기에서는 척추동물의 이빨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발현된다. 치아의 뿌리에는 덴탈 라미나(dental lamina)라는 띠 모양의 상피조직이 존재했다. 이는 입안에서 치아가 만들어질 때 필요한 구조로, 동물의 입밖에서 발견된 것은 최초다.
동물의 치아가 입안에만 있다는 진화의 정설을 흔든 점박이은상어는 수심 200~900m 해저를 기어 다니듯 이동하며 새우나 게를 잡아먹는다. 몸길이는 최대 1m이며, 몸 전체에 반점이 있다. 얕은 해역까지 올라오는 번식기는 점박이은상어의 생태를 관찰할 귀중한 기회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