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치의 신종 동료가 한 번에 3종이나 특정됐다. 이번 발견은 지구상의 바다에서 가장 탐사가 더딘 미국 캘리포니아 앞바다 심해에서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수생생물학자 맥켄지 겔링거 박사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Ichthyology & Herpetology 최신호에 보고서를 내고 6년 전 채집한 꼼치 표본 3종이 모두 신종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2019년 6월 19일 미국 몬터레이만해양연구소(MBARI)의 원격조종 잠수정 독 리켓(Doc Ricketts)이 몬터레이 만 수심 3268m 심해에서 채집한 꼼치 표본을 조사했다.

2019년 미국 몬터레이 만 심해에서 발견된 꼼치 신종 중 하나. 분홍색 체색이 특징이다. <사진=MBARI 공식 홈페이지>

해당 표본은 분홍색의 울퉁불퉁한 껍질과 동그란 눈, 미소를 짓는 듯한 입매가 특징이다. 애초에 꼼치의 일종으로 여겨진 이 9.2㎝짜리 표본은 같은 해 5월 3일 캘리포니아 스테이션 M(Station M) 해역에서 채취된 꼼치 표본 2종과 함께 연구됐다.

맥켄지 박사는 "타이타닉 탐사로도 유명한 앨빈(Alvin) 잠수정이 먼저 채취한 표본 둘은 체색이 확연한 검은색"이라며 "1개월 뒤 몬터레이 만에서 나온 다른 표본과 교차 조사한 결과, 3종은 모두 꼼치의 동료이자 신종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먼저 나온 표본 둘과 달리 뒤의 하나는 분홍색 체색에 귀여운 외모 등 외형이 전혀 달랐다"며 "피부에는 작은 융기가 산재하고 암컷으로 복부에는 빨판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앞선 두 종은 스테이션 M의 수심 약 4100m 구간에서 채집됐다. 둥근 머리와 수평으로 째진 큰 입을 가졌다. 복부에는 작은 빨판이 자리하고 암흑의 심해에 완전히 녹아든 듯한 은신술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형태 측정에 더해 CT 스캔에 의한 골격 해석이나 DNA 배열(COI 유전자)의 비교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세 종이 모두 꼼치의 동료이면서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신종이라고 결론 내렸다.

맥켄지 박사는 "세 종 모두 꼼치의 동료로 젤라틴질이며 비늘은 없고 배지느러미가 빨판처럼 진화했다"며 "꼼치는 현재 세계 각지의 바다에서 400종 이상 확인됐고 얕은 연안에서 최심부 해구까지 폭넓은 환경에 적응한 종"이라고 언급했다.

2019년 5월 Station M 해역의 심해에서 채취한 꼼치 표본 2종 중 하나. 신종으로 확인됐다. <사진=MBARI 공식 홈페이지>
Station M 해역의 심해에서 채취한 꼼치 표본 중 또 다른 하나. 검은색 체색이 특징이다. <사진=MBARI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꼼치는 일본 이즈 오가사와라 해구나 마리아나 해구 등 수심 8000m가 넘는 곳에 서식하는 종도 있다. 이번 신종들도 확연히 다른 외형과 특징으로 꼼치류의 신비와 다양성을 느끼게 한다.

이에 대해 맥켄지 박사는 "몬터레이 만과 스테이션 M은 비슷한 해역인데도 체색이나 외형이 완전히 다른 꼼치가 분포하는 것은 상당히 기묘하다"며 "심해라는 극한 환경에 생물이 적응하는 과정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 인간은 심해를 막연히 가혹한 환경이라고 생각하지만 숨은 비밀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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