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과학자에 주어지는 이그노벨상이 올해도 주목받는 가운데, 일본이 무려 19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는 특별히 소를 얼룩말처럼 만들어 벌레를 쫓는 연구에 시선이 쏠렸다.

아이치현 농업종합시험장(AARC)은 22일 공식 채널을 통해 교토대학교와 공동 연구한 얼룩소의 방충 효과 연구가 올해 이그노벨상 생물학상을 타게 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의 성과는 지난 2019년 10월 3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어엿하게 소개된 바 있다. 소를 괴롭히는 모기며 쇠파리를 몰아낼 방법을 고민하던 연구팀은 소의 몸통과 다리에 얼룩말 무늬를 그리면 방충 효과가 있음을 알아냈다.

AARC와 교토대학교 연구원 11명이 고심 끝에 만들어낸 얼룩소. 소의 몸통과 다리에 얼룩말 무늬를 넣으면 쇠파리 공격을 50%가량 막을 수 있었다. <사진=플로스 원 공식 홈페이지>

AARC 코지마 토모키 연구원은 "소에 얼룩말 같은 줄무늬를 그려 얼룩소로 만들었더니 흡혈 해충의 공격을 받는 횟수가 50%나 줄었다"며 "이는 야마가타현 축산업자들의 꼼꼼한 검증에서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소나 돼지 등 가축은 벌레에 물리면 가려움이나 통증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축들은 끊임없이 꼬리를 흔들거나 머리를 움직여 흡혈 해충을 쫓지만 한계가 있다. 이때 소모되는 체력이 상당하고 젖소의 경우 유량까지 줄어든다. 살충제는 비용이 발생하고 동물에게도 좋지 않다.

코지마 연구원은 "쇠파리 같은 끈질긴 흡혈 해충은 동물의 피부 표면의 빛 반사에 의지해 접근하기 때문에 콘트라스트가 강한 줄무늬를 그리면 시각을 교란하고 거리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얼룩무늬는 쇠파리나 모기가 소의 몸 표면에 착지하는 정확도를 확실히 낮췄다"고 전했다.

흰 줄을 넣은 소(a)와 검은 줄을 넣은 소(b), 아무것도 하지 않은 소. 쇠파리 공격이 줄어든 개체는 a가 유일했다. <사진=플로스 원 공식 홈페이지>

이어 "흰색 도료로 줄무늬를 그린 소와 검은 도료로 줄무늬를 그린 소,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소로 실험한 결과 흰색 줄무늬가 들어간 소만 벌레에 물릴 확률이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노벨상을 패러디한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학교가 발간하는 잡지가 과학에 대한 일반의 관심 제고를 목적으로 1991년 제정했다. 위원회가 연구 성과를 심사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웃음 포인트다.

일본은 34년 역사의 이그노벨상을 19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우리나라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박승민 박사가 스마트 변기로 2023년 공중보건상을 수상하는 등 성과를 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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