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를 비롯해 수많은 천체를 품은 지름 약 10만 광년 크기의 우리은하에서 거대한 파동이 확인됐다. 우리은하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전달돼 별들을 위아래로 흔들며 퍼지는 파동은 유럽우주국(ESA) 가이아우주망원경이 관측했다.
ESA는 지난달 3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약 130억 년 전 탄생한 우리은하 내부에서 비롯되는 수수께끼의 파동이 처음으로 파악됐다고 소개했다.
무수한 항성과 가스, 티끌이 중력 아래에서 소용돌이치는 우리은하는 원반 구조로, 그 중심에 은하 벌지(galactic bulge), 즉 중앙 팽대부가 자리한다. 그 주위를 소용돌이 팔 여러 개가 둘러싸고 있으며, 외연부는 약간 만곡됐고 전체가 중력의 균형으로 역동적으로 회전한다.
ESA는 가이아우주망원경의 최신 관측 정보 분석 과정에서 우리은하에서 별과 가스, 먼지가 대규모 파동에 휘말린 사실을 확인했다. 우리은하 내부 항성들의 운동을 자세히 해석하는 과정에서 뜻밖에 드러난 파동에 학계의 관심이 모였다.
조사 관계자는 "2만 개 넘는 젊은 항성들의 위치와 운동을 정밀하게 해석한 결과, 이 별들이 은하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계통적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밝혀졌다"며 "마치 은하 내부로부터 파동이 전해져 천체들이 위아래로 흔들리며 떠다니는 듯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파동은 중심부에서 대략 3만~6만5000광년에 걸쳐 퍼져나가 우리은하의 절반 가까이를 덮고 있다"며 "파동의 기원은 아직 불확실하며, 몇 가지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ESA는 주된 가설로 일찍이 우리은하가 왜소은하를 포섭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왜소은하란 우리은하와 같은 대형 은하에 비해 매우 작은 규모로 별의 수도 적고 질량도 작다. 우리은하의 주위에는 이러한 왜소은하가 몇 개 존재하며 과거 중력의 영향으로 흡수된 것도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 이러한 충돌이나 접근이 발생하면 우리은하 내부의 중력 균형이 흐트러져 별들이 파동 형태로 운동했다. ESA는 만약 이번 파동이 그 자취라면 우리은하가 일찍이 다른 은하를 삼킨 기억을 되새김질할 가능성을 떠올렸다.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불명확하다.
일부에서는 래드클리프 파동(Radcliffe Wave)과 관련성을 제기했다. 2019년 발견된 래드클리프 파동은 약 8800광년에 걸친 거대한 성간가스 띠 구조로 우리은하 오리온자리 팔의 궤적과 동반 진행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래드클리프 파동 또한 파도와 같은 형상을 가지며 별의 형성이 활발한 영역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조사 관계자는 "래드클리프 파동은 우리은하의 극히 일부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인 데 비해, 이번 파동은 우리은하 중심으로부터 광범위하게 퍼진 대규모 구조"라며 "더 조사해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양자에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은하는 원래 보이지 않는 파동으로 가득 차 있는데, 가이아우주망원경은 항성의 위치와 운동을 3차원·고정밀 관측해 그 구조의 해석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번에 밝혀진 파동은 우리은하가 끊임없이 변화와 운동을 반복하는 역동적인 구조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