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석구(Stonespheres of Costa Rica)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손상을 복구하는 과학 프로젝트에 관심이 쏠렸다. 코스타리카 석구는 1930년대 처음 발견됐으며, 현재 300여 개가 존재하는데 정확한 용도나 제작 이유는 불명확하다.

코스타리카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of Costa Rica, NMCR) 고고학 연구팀은 8일 공식 채널을 통해 핀카 4(Finka 4)로 명명된 석구 유적에 대한 보존 작업을 소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해당 지역의 석구 일부를 복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MNCR 레이펠 카스트로 연구원은 "석구 중에는 무려 20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것도 있다. 개중에는 조각이 들어간 것도 존재하는데 누가,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 완전히 해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핀카 4 지구의 손상된 석구를 옮겨 복구하는 NMCR 연구원들 <사진=NMCR 공식 홈페이지>

이어"구체의 지름은 10㎝ 정도부터 최대 2.6m으로 다양하다. 무거운 것은 중량 15t이 넘는다"며 "오랜 세월 자연에 노출된 상태다 보니 일부 석구는 훼손이 심하다. 인위적으로 깨진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석구의 상당수는 농지 개발이나 건설 작업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재질은 주로 심성암의 일종인 화강섬록암이며, 석회암이나 사암이 사용된 예도 확인됐다. 금속 공구를 사용하지 않고 가열과 냉각을 반복해 서서히 표면을 무너뜨린 뒤 모래로 표면을 닦으며 연마하는 까다로운 방법으로 제작됐다.

레이펠 연구원은 "라스 볼라스(Las Bolas)라고도 하는 석구들은 기원전 1500년부터 기원전 300년 번성한 디키스 문화권의 산물로 알려져 있다"며 "디키스는 남미 원주민 문화의 하나로 중앙집권적 사회를 이룬 것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천연 보수재로 석구를 보수하는 NMCR 연구원들 <사진=NMCR 공식 홈페이지>

연구원은 "디키스 문화권 사람들은 금속 기구를 가지지 않았음에도 고도의 석공 기술이나 도시설계가 가능했다"며 "다만 문자에 의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상세한 내용은 알기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석구는 여전히 미스터리지만, 배치에 일정한 규칙성이 파악됐다. 광장에 가지런히 배치되거나 직선이나 삼각형, 심지어 원형을 그린 예가 있다. 이는 종교적, 학술적 의미가 있거나 권력을 상징한 것으로 생각된다.  

석구의 파손 대부분은 비바람이나 미생물, 오랜 세월에 걸친 옥외 방치에 의한 자연 열화, 인위적인 이동이 원인이다. 20세기 초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부 석구는 다이너마이트 등으로 파괴됐다. 이렇게 깨진 석구를 복구하기 위해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라스 볼라스 유물 중에는 지름이 사람 키를 넘는 것도 있다. <사진=NMCR 공식 홈페이지>

복원을 담당하는 팀은 코스타리카와 멕시코 고고학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국제적인 문화재 보존 기준에 따라 정확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기계적인 세척 방법으로 표면의 얼룩을 제거하고 미생물을 없애기 위한 살균 처리도 했다. 화학적으로 적합한 석회계 모르타르로 취약한 곳을 보강하고 필요에 따라 천연 안료를 이용한 색채 보수도 실시했다.

학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석구의 훼손 없이 원래에 가깝게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점에 의미를 뒀다. 너무나 정교한 외형 때문에 한때 오파츠로 여겨지던 코스타리카 석구가 복구되면 보다 정밀한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프로젝트 팀은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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