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지구 저궤도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 중에서도 위험한 50개가 새로 특정됐다. 무려 70%가량이 러시아(구소련 포함) 로켓이나 위성으로 파악됐다.

지구 저궤도를 도는 물체를 감시하는 비영리 단체 LEO 랩스(Labs)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케슬러 신드롬을 일으킬 우려가 큰 우주 쓰레기 50개를 공개했다. 케슬러 신드롬은 지구 주변 인공위성들이 충돌해 생긴 쓰레기들이 인류의 우주 진출을 막고 문명의 퇴보를 야기하는 상황을 이른다.

우주 쓰레기 전문가들이 논의 끝에 뽑은 최신 리스트는 이달 초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제76회 국제우주회의에서 먼저 발표됐다. 1위는 러시아가 2004년 발사한 SL-16(제니트 2호) 로켓이다. 러시아의 SL-8로켓(1985년 발사)과 1988년 버전 SL-16 로켓도 5위와 6위에 올랐다. 1993년과 1996년 각각 쏘아올린 러시아 코스모스 2237 및 코스모스 2334 위성도 7위와 8위에 랭크됐다.

우주 쓰레기를 이미지화한 사진 <사진=pixabay>

일본이 1996년 발사한 H-II 로켓은 3위로 기록됐다. 중국이 2013년 쏜 창정 2C(CZ-2C) 로켓이 4위, 2019년 쏘아올린 창정 2D(CZ-2D) 로켓이 10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LEO 랩스는 지구 저궤도 매핑을 반복하며 우려할 만한 우주 쓰레기를 선별해 왔다. 이곳 관계자인 대런 맥나이트 연구원은 "지구 저궤도를 돌며 우주개발을 위협하는 우주 쓰레기는 계속 업데이트해야 한다"며 "직전 회차가 발표된 2021년 4월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아 톱 50 중 34개가 러시아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연도별 우주 쓰레기의 양을 보여주는 이미지. 우주개발이 활발해질수록 우주 쓰레기도 늘어났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만약 톱 50에 오른 우주 쓰레기가 모두 회수되면, 지구 저궤도의 인공물 발생 위험은 절반으로 줄어든다"며 "상위 10개만 사라져도 인공물 발생 위험은 30%나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LEO 랩스에 따르면, 2024년 이래 지구 저궤도에 인간이 포기한 로켓 26기가 새로 진입했고, 계속 파편을 만들면서 25년 이상 머무를 우려가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우주개발 주체들은 궤도상에 로켓이 남지 않도록 의무 규정을 만든 반면, 중국은 어떤 규칙도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로켓 26기는 미국 2기, 러시아와 인도, 이란 각 1기이며 나머지 21기는 모두 중국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 쓰레기가 야기한 사고로 우주 미아가 될 위기에 처한 비행사를 다룬 영화 '그래비티' <사진=영화 '그래비티' 스틸>

대런 맥나이트 연구원은 "중국은 정부 주도로 위성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향후에도 수많은 우주 쓰레기를 뿌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수년 계속되는 것만으로 100기 넘는 로켓이 지구 저궤도에 남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발사된 위성이나 로켓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지구 저궤도에 진입하며 생기는 우주 쓰레기는 엄청난 속도로 비행한다. 우주개발에 나선 인간이나 장비 입장에서는 무시무시한 총알과 같다. 그 위험성은 알폰소 쿠아론(63) 감독의 2013년 영화 '그래비티'가 생생하게 보여줬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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