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알 화석의 연대를 직접 특정하는 새로운 측정법이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 공룡알 화석은 지금껏 적잖게 발굴됐지만 직접 연대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웠다.

후베이지질연구소 등이 참여한 중국 연구팀은 16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공룡알이 언제 세상에 나왔는지 그 시간을 화석 자체에서 직접 읽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공룡알 화석의 원자 변화를 읽어 연대를 산출하는 새로운 측정법을 개발했다. 중국 후베이성 서부 칭룽산 공룡 화석군에서 나온 공룡알 화석을 대상으로 한 연대 측정은 성공적이었다. 

부화하는 티타노사우루스 알의 상상도 <사진=로스앤젤레스자연사박물관(NHM)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Titanosaur 3D Trailer at the NHM 3D Theater' 캡처>

후베이지질연구소 자오바이 연구원은 “지금까지 공룡알 화석의 연대는 주변 화산재나 암석의 연대를 바탕으로 간접적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며 “새로운 기법을 사용하면 알 자체가 형성된 시기를 밝힐 수 있고 정확도도 기존 방법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룡알 화석 자체를 이용한 연대 측정은 세계 최초”라며 “새로 개발한 방법은 공룡의 진화와 멸종, 그리고 백악기 지구 환경의 변화를 지금까지 보다 훨씬 정확하게 들여다보게 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이 분석한 화석은 내부가 방어석으로 채워진 덴드로올리티스과(Dendroolithidae) 플라코올리투스 투미아올링겐시스(Placoolithus tumiaolingensis)의 알이다. 칭룽산은 공룡알 화석 보호 및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중국 최초의 자연보호 구역이다. 지금까지 3000개 넘는 샘플이 나왔고 대부분 역암이나 실트암에 묻혀 원형을 유지했다.

중국 후베이성 칭룽산 지층에서 나온 공룡알 화석 <사진=후베이지질연구소 공식 홈페이지>
확대한 공룡알 화석의 껍질 부분 <사진=후베이지질연구소 공식 홈페이지>

자오바이 연구원은 “난각에 레이저를 쏴 탄산염 광물을 미립자로 만들고 그 성분에 포함된 우라늄과 납의 원자 수를 질량분석계로 측정했다”며 “우라늄은 일정한 속도로 납으로 변화하는 성질을 갖는데, 납의 축적량으로 시간의 경과를 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탄산염 우라늄-납 연대 측정법은 현존하는 가장 정밀한 연대 측정법 중 하나”라며 “공룡알 화석은 약 85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의 것으로 파악됐다. 오차는 170만 년 정도인데, 이는 고고학적 관점에서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해당 연대는 지구가 완만하게 한랭화로 접어든 시기다. 약 9400만 년 전부터 9000만 년 전에 해당하는 백악기 후기에 접어들자 지구의 평균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공룡알이 가진 다공성 껍질 구조는 기온 저하에 대응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라고 연구팀은 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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