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이 외지 여성과 아이들을 공격해 잡아먹었다는 섬뜩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안데르탈인이 생존을 위해 식인을 했다는 주장은 전부터 이어졌는데, 다른 집단의 비교적 약한 이들을 노렸다는 새로운 연구에 관심이 모였다.
프랑스 보르도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19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카니발리즘 가능성을 제기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약 40만 년 전 나타난 사람속의 일종이다. 현생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와 공존하며 복잡한 문화를 향유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번 연구는 이들이 외지인과 싸우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이나 아이를 집단 공격해 잡아먹었을 가능성을 처음 떠올렸다.
연구팀은 19세기 후반 고고학자들이 벨기에 고예 동굴군에서 발견한 네안데르탈인 뼈 101개를 정밀 재분석했다. 뼈는 약 4만5000년 전의 것으로, 대부분 포식동물이 사냥한 동물의 뼈에 남는 흔적이 확인돼 카니발리즘이 추측돼 왔다.
각 뼛조각의 생물학적 역사를 되짚은 연구팀은 단편화한 뼈가 적어도 네안데르탈인 6명에서 유래했다고 결론 내렸다. 뼈 유전자 분석 과정에서 6명 중 4명은 청년기 여성, 2명은 남아로 확인됐다. 각 여성은 혈연관계가 아니며, 평균적인 네안데르탈인 여성보다 키가 작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조사 관계자는 “GN1·GN2·GN3·GN6로 명명된 뼈는 청년기 여성, GN4·GN5 뼈는 남아의 것이었다”며 “출토된 뼈들의 동위원소를 조사한 이전 학자들은 이들 네안데르탈인이 사망한 곳과 전혀 다른 지역에서 태어났고, 비슷한 식생활을 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분석에서는 해당 네안데르탈인들의 뼈는 한 집단이 다른 외부 집단을 공격해 희생자를 잡아먹은 결과물임이 드러났다”며 “이는 적어도 단일 인접 지역에 속하는 하나 또는 여러 집단의 약자들이 의도적으로 표적이 됐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희생자들이 목표물이 된 정확한 이유는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격한 쪽에서 성인 여성 4명과 어린이 2명으로 구성된 약한 집단을 일부러 목표물로 삼았다고 추측했다. 이 점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카니발리즘은 나름 지능적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희생자들을 잡아먹은 이들이 동시대에 같은 지역에 진출한 초기 호모 사피엔스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초기 호모 사피엔스의 식인행위는 장례와 관련됐는데, 생존을 위한 카니발리즘 흔적이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네안데르탈인 유적에서도 확인된 점에서 고예 동굴군 식인은 네안데르탈인의 흔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봤다.
조사 관계자는 “고예 동굴군의 네안데르탈인들은 호모 사피엔스가 유럽으로 진출할 무렵 유럽에 생존한 마지막 집단의 일부 같다”며 “이전에는 고립됐던 네안데르탈인 집단이 다른 집단과 조우했고, 양측에 엄청난 긴장감이 생기며 싸움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관계자는 “발견된 인골 대부분 다리뼈인 점에서 희생자들은 산 채로 고예 동굴군 근처까지 옮겨져 죽임을 당했고, 공격자들은 살이 많은 부위를 떼어내 동굴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