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세대 우주 관측 장비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망원경(Nancy Grace Roman Space Telescope, NGRST, 로만우주망원경)이 완성되면서 임무와 성능에 관심이 모였다. 이 장비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초대 주임 천문학자를 지낸 낸시 그레이스 로만을 기려 명명됐다.

이달 4일 조립이 완료된 로만우주망원경은 은하나 은하단의 분포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고찰한 우주 표준 모델이 맞는지 알아보는 장비다. 은하 형성과 진화에서 성간 가스 냉각이나 별 형성, 초신성 폭발 등 수많은 물리 과정은 실로 복잡한데, 이론과 시뮬레이션으로는 아직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이 장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주의 표준 모델로 유력한 것은 람다-CDM이다. 암흑 물질이나 암흑 에너지를 포함해 가속 팽창하는 물질들이 주체가 되는 모델이다. 초기 우주를 채운 플라즈마 상태의 가스에 양자 떨림이 발생해 암흑 물질 입자를 끌어당겼다고 본다.

미국의 차세대 우주 관측 장비 로만우주망원경 <사진=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공식 홈페이지>

이후 우주의 팽창으로 양자 떨림이 확대되자 우주 공간 속 암흑 물질의 밀도에 차이가 발생했고, 암흑 물질 입자가 집적된 암흑 헤일로(Dark Halo)의 중력이 별의 재료가 되는 가스와 먼지를 당겨 별이나 은하가 생성·합체한 결과가 현재의 우주라는 이론이다.

우주 진화의 역사와 은하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들여다보는 역할은 허블우주망원경 등 기존 장비의 몫이었다. 기술의 발달로 우주 관측 장비의 성능도 올라가면서, 로만우주망원경은 허블우주망원경을 훨씬 뛰어넘는 기능을 갖게 됐다.

허블우주망원경(오른쪽)과 로만우주망원경의 관측 가능한 영역을 보여주는 비교도 <사진=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공식 홈페이지>

이 망원경에는 허블과 같은 지름 2.4m 주경과 최신형 관측 장비 2개가 탑재됐다. 하나는 광시야 근적외선 카메라 WFI(Wide Field Instrument)다. 허블우주망원경의 고성능 카메라(ACS)와 광시야 카메라3(WFC3)보다 각각 약 200배와 100배의 광시야각을 갖는다. 촬상소자의 화소는 3억에 근접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30년에 걸쳐 관측한 범위의 50배 이상 넓은 영역을 5년 안에 탐색하는 성능이다.

또 하나의 장비는 코로나그래프 관측 장치(Coronagraph Instrument, CGI)다. 항성이 내뿜는 강한 빛을 차단함으로써 그 주변에 존재하는 외계행성이나 가스(또는 먼지)원반을 가시광선이나 근적외선으로 직접 관측한다. 이 장비를 통해 항성보다 10억 분의 1 정도의 밝기를 가진 행성까지 관측할 수 있다.

2018년 타계한 NASA 소속 천문학자 낸시 그레이스 로만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SAS는 로만우주망원경의 시야와 선회 속도 덕에 허블우주망원경보다 약 1000배 속도로 우주 공간을 매핑할 것으로 본다. 학자들도 로만우주망원경이 발사돼 데이터를 수집하면 그간 가설과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존해 온 은하의 형성이나 암흑 물질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로만우주망원경은 오는 2027년 5월(NASA는 2026년 가을로 당길 예정)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 39A 사점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이후 태양과 지구의 라그랑주점 중 하나인 L2(지구로부터의 거리 약 150만㎞) 주변에서 최초의 관측에 나선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블로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