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옥(Flytrap)이 신경을 가진 동물처럼 자극을 감지하는 메커니즘이 일부 해명됐다. 식물인데도 신경이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파리지옥은 전부터 많은 학자들이 연구했지만 자극 감지 시스템은 대부분 규명되지 않았다.

일본 사이타마대학교 및 국립기초생물학연구소(NIBB) 공동 연구팀은 파리지옥의 동작 원리를 파헤친 조사 결과서를 7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9월 30일 자에 먼저 실렸다.

거대한 입처럼 보이는 외형부터 존재감이 대단한 파리지옥은 대표적인 식충식물이다. 과일 같은 향으로 먹이를 유인해 잎 속에 가둔 뒤 5~12일 천천히 소화하고, 빈 껍질을 방출한다.

이 파리지옥이 자극을 감지하는 메커니즘은 오랜 수수께끼였다. 파리지옥이 곤충을 잡아먹는 구조는 200년 이상 전부터 학자들의 집중 조사를 받았고, 신호를 검출하는 미세한 센서 같은 구조 등이 밝혀졌다.

대표적인 식충식물 파리지옥 <사진=pixabay>

2016년 연구에서는 파리지옥이 받는 자극의 수를 헤아리고, 자극이 일정한 수준을 넘을 경우에만 잎을 닫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스다 히카루 연구원은 칼슘 이온의 농도 변화가 파리지옥의 세포 내에서 정보 전달 역할을 한다는 논문을 2020년 발표했다.

스다 연구원은 "신경계를 갖지 않는 식물이 어떻게 물리적 자극을 생물학적 신호로 변환하는지 세포 수준의 구조는 좀처럼 밝히기 어려웠다"며 "이를 해명하기 위해 우리가 주목한 것은 세포 내 칼슘 이온과 전위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칼슘 이온 농도에 따라 빛이 나는 단백질과 세포 내의 전위 변화를 측정하는 장치를 개발했다"며 "형광 단백질을 넣은 파리지옥을 부드럽게 구부리자 칼슘 이온 농도가 급상승하면서 작은 전기 신호가 확인됐다. 더 강한 힘으로 구부리자 더 큰 반응이 일어나 칼슘 이온과 전기 신호가 식물 전체에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파리지옥은 서로 다른 세포로 구성되는 감각모를 이용해 곤충의 접근 등 자극을 파악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pixabay>

전기 신호를 분석한 연구팀은 파리지옥이 서로 다른 세포로 구성되는 두 감각모를 가진 점을 알아냈다. 물리적 자극을 칼슘 이온 농도에 따른 전기 신호로 변환하고, 인접한 세포를 통해 식물 전체에 전달하는 구조다.

스다 연구원은 "파리지옥의 해당 세포를 일부러 파괴하고 그 반응을 멀쩡한 파리지옥과 비교하자, 세포에 결함이 있는 쪽은 개미가 다가와도 반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파리지옥이 가볍게 스친 정도의 접촉조차 감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주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을 파리지옥 이외의 식물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면밀히 조사하면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이 식물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알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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