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풀리지 않던 일명 세네카의 총(Seneca Guns) 미스터리를 과학자들이 해명했다. 이 호수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폭음이 불규칙적으로 발생해 왔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지질학자 티모시 모린 교수 연구팀은 24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약 600년간 미스터리였던 세네카 호수의 폭음은 호수 밑바닥에서 분출되는 메탄가스가 원인이라고 전했다.
세네카 호수는 미국 뉴욕 핑거 레이크스에 자리한다. 이따금 총을 쏘는 듯 폭음이 들린다고 해서 세네카의 총, 또는 세네카 드럼(Seneca Drums)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티모시 교수는 “핑거 레이크스에 분포하는 호수 중 가장 깊은 세네카는 주변에서 생활하던 아메리카 원주민 세네카족에서 유래했다”며 “기묘한 폭음이 들린다는 기록은 무려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세네카족은 성스러운 사냥터를 더럽힌 전사에 분노한 신의 목소리라고 믿었고, 개척기 사람들은 독립전쟁에서 전사한 병사의 영혼이 북을 울린다고 믿었다”며 “19세기 작가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는 단편 ‘호수의 총성(The Lake Gun)’에서 이 현상을 다루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과거 사람들은 세네카의 총을 인간의 지식으로는 풀 수 없다고 여겼다. 20세기 들어 과학적인 해명을 위해 여러 학자가 도전했고, 천둥설과 지진설 등 다양한 가설이 세워졌다.
지질학자 허먼 페어차일드는 1934년 지하에 갇힌 메탄가스가 호수 바닥을 뚫고 분출해 수면에서 파열될 때 폭발음이 생긴다는 지하 가스 분출설을 제기했다. 다만 당시 기술이 부족해 실증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21세기 들어 관측 기술이 향상되자 학자들은 세네카 호수 소리의 정체를 찾기 위해 다시 도전했다. 소나에 의한 호수 바닥 지형 측정이 이뤄졌고 가스 검출 장치의 도입으로 소리의 발생원을 찾는 시도가 계속됐다. 다만 폭음이 돌발적인 관계로 어떤 가설도 완전히 설명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뉴욕주의 여러 기관이 세네카 호수의 바닥을 소나로 조사한 자료를 분석했다. 원래 19세기 증기선 등 호수 바닥에 가라앉는 난파선을 고해상도로 기록하기 위해 시작된 조사는 세네카 폭음의 원인을 찾는 결정적 증거를 제공했다.
티모시 교수는 “건네받은 자료의 분석 결과 호수 바닥 남단의 넓은 범위에 144개나 되는 거대한 구덩이가 점재하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구덩이의 지름은 수십m에서 수백m에 이르며 호수 바닥은 마치 달 표면의 분화구와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곰보(pockmark)라고 불리는 이런 구조는 원래 해저 가스 분출구를 의미하는데, 세네카와 같은 담수호 바닥에도 존재한 점은 놀랍다”며 “호수 바닥의 이상 지형이야말로 오랜 수수께끼였던 세네카 총과 관계가 깊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미국 코넬대학교 지질학자들과 현지 조사에 나섰다. 호수 바닥의 여러 지점에서 물과 퇴적물을 채취해 메탄 등 지질성 가스의 유무를 분석했다. 가스는 땅속에서 오랜 시간 압력을 받다 한계에 도달하면 호수 바닥을 뚫고 단번에 방출된다. 상승한 거대한 기포가 호수면에서 터지는 순간 충격파가 낮게 울리며 소리를 만들어냈다.
티모시 교수는 “이번 성과는 1934년 페어차일드가 제창한 지하 가스 분출설을 뒷받침한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폭음은 세계 각지의 다른 호수에서도 보고되는 만큼, 우리 연구는 수수께끼를 푸는 좋은 정보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