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이 지중해를 제패한 결정적인 이유는 가짜 뉴스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허보는 지역을 막론하고 많은 민족이 사용한 오래된 전술인데, 로마는 어떤 국가보다 정보전에 강했다고 학자들은 평가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자치대학교 역사학자 호르헤 바르베로 박사 연구팀은 6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로마인이 적과 싸울 때 사용한 교묘한 가짜 뉴스 전략을 소개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Dialogues d'Histoire Ancienne 최신호에도 실렸다.
고대 로마는 한때 40만 명에 달한 수많은 병사와 전차, 함대를 앞세워 현재 유럽을 구성하는 국가들을 차례로 정복했다. 연구팀은 역사서와 고고학적 유물을 교차 분석하면서 현대의 가짜 뉴스와 다름없는 정보전을 2000년 전 로마인들이 적극 활용한 사실을 알아냈다.
호르헤 박사는 “사실 전쟁에서 정보를 쥐는 것은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일”이라며 “고대 역사학자 리비우스나 폴리비오스의 기록만 봐도 소문은 항상 공식 전령보다 더 빠르게 퍼져 나갔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끼리 군단을 이끌고 알프스를 넘어 로마를 15년 이상 틀어쥔 카르타고의 영웅 한니발을 무너뜨린 로마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는 가짜 중병설을 활용했다”며 “후에 로마의 최고 권력자가 되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역시 헛소문을 이용해 군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가짜 뉴스 전술은 로마의 전유물은 아니다. 허보는 시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널리 사용됐다. 여기에 속은 적은 사기가 크게 떨어져 병력이 열세인 쪽에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썼다. 로마인들은 강한 군대를 가졌음에도 가짜 뉴스를 전술적으로 사용하면서 카르타고 같은 라이벌과 맞섰다고 연구팀은 결론을 내렸다.
호르헤 박사는 “로마 집정관 가이우스 클라우디우스 네로는 병사들에게 큰 소리를 내게 해서 원군이 온 것처럼 가장했다”며 “황제가 없던 공화정 시대, 정치의 핵심 기관 원로원 스스로가 허위 정보전에 능했다. 타국끼리 비밀 협정을 맺었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그것을 구실 삼아 군사행동에 나섰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로마제국이 이따금 정보 조작에 속아 큰 피해도 봤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원전 137년, 집정관 가이우스 호스틸리우스 만키누스는 스페인 원주민 군대에 포위됐고 원군이 곧 들이닥친다는 겁박에 속아 굴욕적 조약을 맺었다. 원로원은 이 사실을 알고 그를 발가벗겨 원주민 군대에 넘기려 했다.
호르헤 박사는 “가짜 정보에 대한 로마인들의 기록 또한 재미있다. 로마인이 거짓말을 하면 똑똑한 전략이라 칭송하면서, 적이 같은 일을 하면 비열한 행위로 깎아내렸다”며 “이 대목에서 역사는 어차피 승자의 기록이라는 사실이 실감하게 된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