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원숭이에게 담배를 가르친 중국의 엽기적인 동물원에 비난이 집중됐다. 금연의 폐해를 알리기 위한 캠페인이라는 동물원 변명에 대륙이 공분했다.
4일 유튜브에는 중국 허베이 헝수이 야생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새끼 원숭이 ‘반진(Banjin)’이 담배를 피우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 원숭이는 사람이 피우는 담배를 입에 물고 능숙하게 연기를 빨아들였다 내뿜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매캐한 담배 연기에 눈을 찡그리면서도 원숭이는 카메라 앞에서 연신 담배를 피워댔다. 고발 영상이 유튜브와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되자 허베이는 물론 중국 각지에서 비난이 집중됐다.
더 충격적인 것은 동물원 대응이다. 영상이 물의를 빚자 동물원 측은 “담배가 사람에게 얼마나 해로운지 알리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동영상”이라고 해명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영상 원본에서 원숭이는 피우던 담배를 빼앗기자 의자 뒤로 넘어간다”며 “담배가 얼마나 좋지 않은지 적나라하게 표현하기 위한 영상으로, 현재 영상 속 원숭이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담배를 빼앗길 때 원숭이 행동으로 미뤄 반진이 꽤 많은 담배를 피웠고 현재도 담배를 끊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 전문가는 “영장류는 술이나 담배 등 사람의 기호품을 배우면 잘 끊지 못한다”며 “인도에서는 사람 탓에 술을 배운 알코올 의존증 원숭이가 250명을 덮치는 등 사고도 빈발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반진을 동물원으로부터 구해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한 동물권 전문가는 "자기 얼굴만큼 긴 담배를 피우게 하고 금연 홍보 영상을 찍은 동물원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