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탐사선이 갖고 돌아온 샘플에서 생명의 기원은 우주임을 암시하는 증거가 발견됐다.
미 항공우주국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제이슨 드워킨 연구원 등은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애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냈다.
연구팀은 NASA가 소행성 탐사 미션 오시리스 렉스(OSIRIS-REx)를 통해 2023년 채취한 소행성 베누 샘플을 조사한 결과 생명체 존재로 연결되는 주요한 물질을 찾았다고 전했다.

해당 미션의 주체인 동명 탐사선은 2023년 지구 근방 소행성 베누 샘플을 지구로 보내왔다. 이는 NASA를 비롯해 일본과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의 우주개발 주체들이 조사해 왔는데, 연구팀은 베누 샘플에서 탄산나트륨을 포함해 복수의 화합물을 검출했다.
제이슨 드워킨 연구원은 "이러한 화합물 중 일부는 과거에 채취한 소행성이나 지구 밖 암석 샘플에서는 확인된 바 없다"며 "화합물 중에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외에 RNA와 DNA를 구축하는 5개 염기도 검출됐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물론 우리는 한 번도 외계생명체와 조우한 적은 없지만 이번 발견으로 지구의 생명이 우주에서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하야부사2 미션의 성과인 류구 샘플 연구에 이어 생명의 기원에 다가가는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자평했다.

태양계가 탄생한 약 45억 년 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생각되는 베누는 나트륨 농도가 높은 물이 증발하고 미네랄 잔류물 덩어리가 남았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아울러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나 소행성대 왜행성의 세레스 등 태양계의 다른 천체에도 이처럼 생명의 소재를 포함한 염수 잔재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제이슨 드워킨 연구원은 "특히 엔켈라두스는 지하에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크고, 생명체의 주된 소재 시안화수소나 인 등이 간헐천에 섞여 분출되고 있다"며 "NASA나 유럽우주국(ESA)이 추진하는 엔켈라두스 탐사에 거는 과학계의 기대는 대단히 크다"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