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의 은퇴가 다가오면서 이 거대한 시설이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이 쏠렸다. ISS는 미국을 포함해 총 16개국이 개발 및 운용에 참가하고 있으며, 각국 우주비행사들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공간이다.

1998년 착공된 ISS는 2011년 완성됐다. 우주개발 최전선에서 활약해온 ISS는 인류의 우주 도전을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다만 노후화가 계속 진행되면서 오는 오는 2030년 퇴역이 예정됐다.

운용 종료까지 단 6년이 남은 ISS의 처리를 놓고 우주개발 주체들은 고민을 거듭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ISS를 지구 저궤도에서 대기권에 재돌입시켜 소멸하는 방법을 결정했다.

오는 2030년 퇴역하는 국제우주정거장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ISS는 길이 약 109m로 축구장만 하다. 인류가 만든 우주개발 장비 중에서 가장 크다. NASA의 우주 셔틀을 사용해 27차례나 미션을 진행한 끝에 완성됐다. 이를 해체하는 작업은 NASA를 비롯한 각국 우주기관에 적잖은 부담이다. ISS를 지구 대기권에 끌어넣기 위해서는 일단 이 시설을 지구 저궤도에서 이탈하게 만들어야 한다.

NASA가 굳이 파괴를 택한 것은 ISS가 애초에 해체를 고려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각 모듈을 안전하게 떼어내고 부품을 해체할 생각도 해봤지만 거대한 우주왕복선이나 셔틀이 필요하고 시간과 비용이 끝도 없이 소요되는 데다 해체 과정에서 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NASA와 각국의 우주개발 주체들은 ISS의 파괴를 선택했다. 일단 ISS를 지구 궤도에서 벗어나게 하는 작업은 일론 머스크(53)가 이끄는 미국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가 맡았다. 스페이스X 우주선이 ISS에 도킹한 뒤 고도를 강제로 낮춰 궤도 이탈을 유도하게 된다. 

퇴역 연도가 들어간 ISS의 특별 로고. ISS의 운용에 참여 중인 16개 나라의 국기가 눈에 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를 위해 NASA는 지난 3월 스페이스X에 우주선 개발비용 1억8000만 달러(약 2500억원)를 임시 편성했다. NASA가 예상하는 ISS의 퇴역에 들어갈 총비용은 10억 달러(약 1조3800억원)다.

ISS는 스페이스X의 우주선 조작에 따라 일단 400㎞ 고도를 유지하기 위해 연료 연소를 멈춘다. 최종적으로 ISS의 비행 궤도는 해발 250㎞까지 낮아진다. 대기 저항에 의해 수개월간 자연스럽게 궤도 고도를 낮춘 ISS는 시속 2만8000㎞로 대기권에 돌입하고, 고도 100㎞ 지점에서 불타게 된다.

전문가들은 ISS의 60%가 대기권 진입 시 불탈 것으로 본다. NASA는 남은 40%, 약 8만1646㎏의 부품을 지정된 곳에 떨어뜨릴 방안을 짜고 있다. 유력한 낙하지점은 인공위성의 무덤으로 유명한 남태평양의 포인트 니모다.

ISS에서 바라본 지구의 태평양. ISS 우주비행사들은 이따금 지구의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공개해 왔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 관계자는 "ISS를 파괴하기 전에 지구로 옮겨야 할 것, 재활용 가능한 것은 최대한 떼어낼 것"이라며 "물자와 비행사가 모두 퇴거한 뒤 ISS의 마지막 이동이 시작된다"고 전했다. 이어 "타다 남은 ISS의 부품으로 인해 인적 피해가 발생할 확률은 최소 1만 분의 1"이라고 강조했다. 

ISS는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캐나다,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우주비행사들이 머물며 과학 실험을 실시했다. 노후화로 퇴역이 다가오면서 러시아는 2028년까지 자국 우주비행사를 ISS에 파견하고 이후 독자 개발하는 우주정거장을 이용한다. 일본은 민간 업체가 정부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우주정거장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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