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으로부터 특정 효소를 분리, 공기 중에서 극소량의 전기를 만드는 실험이 성공했다. 미래 에너지를 충당할 친환경 공기 발전의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호주 모내시대학교 연구팀은 12일 공식 채널을 통해 비병원성 항산균의 하나인 스메그마균을 이용한 공기 발전을 소개했다. 스메그마균은 땅은 물론 사람의 겨드랑이 등 피부에 서식하는 흔한 세균이다.
연구팀은 먹이가 없는 상황에 놓이면 공기 중의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세균이 공기 발전의 열쇠라고 생각했다. 여러 세균 중 스메그마균을 선택한 연구팀은 수소 흡수에 관여하는 효소를 분리하고 이를 이용해 실제 전기를 만들 수 있는지 수년간 실험을 거듭했다.
연구팀은 최근에야 스메그마균이 수소를 소비해 에너지로 변환하는 유전자를 해석했다. 이를 통해 수소를 소비해 에너지로 변환하는 효소 하이드로게나제의 정보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스메그마균의 하이드로게나제를 편의상 'Huc'라고 명명했다.
실험을 이끈 리스 그린터 교수는 "'Huc' 효소는 수소의 구조적 결합을 이용해 전자를 방출한다"며 "즉 'Huc' 효소는 수소를 직접 전기로 바꿀 수 있다. 스메그마균은 이런 전기를 세포의 에너지 삼아 생존한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다만 공기에 포함된 기체 상태의 수소는 0.00005%뿐"이라며 "보통 촉매로는 이렇게 희박한 기체를 소비할 수 없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스메그마균이 공기 중의 희박한 수소만으로 발전하는 비결을 들여다봤다. 최신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 'Huc' 효소를 스메그마균에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리스 그린터 교수는 "'Huc' 효소는 80℃에서 영하 80℃의 온도에서도 그 기능이 이상 없었다"며 "정밀 기체 측정 장치 가스 크로마토그래프로도 검출할 수 없는 아주 적은 수소만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실험에서 판명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Huc' 효소를 이용해 공기 중의 수소를 직접 전기로 변환, 간단한 회로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세균을 활용한 공기 발전이 얼마든 실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연구팀은 공기 발전 연구가 이제 막 시작 단계로, 'Huc' 효소에 의한 공기 발전의 실용화까지 과제가 많다고 인정했다. 대표적인 숙제로는 'Huc' 효소의 대량 생산을 꼽았다.
리스 그린터 교수는 "이런 과제가 해결될 경우 'Huc' 효소는 태양광 발전을 대체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특히 'Huc' 효소를 응용해 초고감도 수소 센서를 개발할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젠가 공기 발전이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을 보조할 수준의 발전 시스템으로 발달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세계가 수소경제사회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수소 센서는 수소 누출을 감지하는 데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