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히 먼 우주 공간에서 이중 링 구조의 기묘한 전파 서클(odd radio circle, ORC)이 관측됐다. ORC는 직경이 우리은하의 50배 넘는 상당히 큰 전파 서클을 의미한다.

인도 뭄바이대학교 천체물리학 연구팀은 15일 지구에서 약 77억 광년 떨어진 지점에서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ORC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가 매월 발간하는 학술지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10월호에도 실렸다.

ORC는 천문학자들이 2019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미어캣(MeerKAT) 전파망원경으로 처음 발견한 정체불명의 우주 구조다. 불규칙 전파 서클이라고도 하며,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지난해 기준 15개에 불과하다.

기묘한 전파 서클(ORC)의 개념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사진=인도 민간 우주관측(RAD) 공식 유튜브>

이번에 관측된 것은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ORC로, 이중 링 구조가 극히 명료하다. ORC는 은하의 충돌이나 블랙홀의 폭발적인 활동 등 우주의 극단적 현상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어 많은 관심이 모였다.

뭄바이대 아난다 호타 박사는 "이번에 확인된 ORC는 J131346.9+500320으로 명명됐다"며 "밝은 전파 링이 2개 겹친 구조로, 지금까지 특정된 ORC 중에서 가장 강한 전파를 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중 링은 각각 지름 약 97만8000광년에 걸쳐 퍼져 있고, 외측에는 약 260만 광년 규모의 옅은 헤일로가 자리한다"며 "지금껏 파악된 ORC 중 이중 링을 가진 것은 딱 2개로, 이번의 것이 특히 구조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ORC J131346.9+500320의 구조를 보여주는 이미지 <사진=뭄바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ORC는 심우주 은하 사이에 존재하는 원형 전파 구조로 가시광선으로는 보이지 않고 전파로만 확인된다. 초대질량 블랙홀의 활동이 ORC의 탄생에 관여할 가능성이 그간 점쳐져 왔다.

아난다 호타 박사는 "초대질량 블랙홀은 은하의 중심에 위치해 물질을 삼킬 때 양극으로부터 막대한 제트를 방출하거나, 은하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지극히 강력한 가스의 흐름을 만든다"며 "은하끼리 충돌해 블랙홀이 합쳐지면 막대한 에너지를 동반한 충격파가 발생해 광대한 전파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어캣 전파망원경을 통해 2019년 처음 관측한 ORC. 이후 지금껏 15개가 발견됐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박사는 "실제 많은 ORC가 은하와 연관됐고, 그 중심에는 블랙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ORC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방출한 전파 로브가 나중에 생긴 은하나 블랙홀의 합체하거나 가스 흐름에 의한 충격을 야기해 링 형태로 가시화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학계는 이번 ORC가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가장 기묘하고 아름다운 우주 구조이며, 은하와 블랙홀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이해할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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