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지구의 진상을 파악하게 해 줄 중요한 정보가 지구상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최신 연구를 통해 제기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지구과학 연구팀은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14일 자에 먼저 소개됐다.

약 46억 년 전, 막 탄생한 지구는 마그마가 펄펄 끓는 거대한 암석 덩어리였다. 자이언트 임팩트 가설이 맞는다면, 원시 행성 테이아가 지구에 충돌하면서 날아간 파편이 달이 됐고, 지구의 내부는 기계를 리셋하듯 처음부터 다시 구성됐다.

연구팀은 테이아 충돌로 초기 지구에 존재한 물질이 죄다 사라졌다는 자이언트 임팩트 가설이 맞는지 조사했다. 지구가 과연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잃고 다시 태어났는지 검증하는 것이 목표였다.

지구와 테이아 충돌의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JLP 연구소>

MIT 니콜 니에 박사는 “지구의 중심부에 과거의 기억이 지금도 남았음을 의미하는 증거를 발견했다”며 “전 세계에서 수집한 운석에 포함된 칼륨 동위원소를 분석하던 중 지구와 분명히 다른 요소가 검출됐다”고 전했다.

지구 곳곳의 암석 샘플을 모아 분석하기로 한 연구팀은 주요 지역으로 그린란드와 캐나다, 하와이를 꼽았다. 니콜 니에 박사는 “그린란드와 캐나다에는 수십억 년 전 지각암이 존재하고, 하와이는 화산활동에 의해 맨틀의 심부에서 마그마가 솟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하와이 화산에서는 지구의 깊은 곳에 잠자는 성분이 그대로 드러날 가능성이 전부터 제기됐다”며 “거기에 자이언트 임팩트 이전의 지구 조각이 섞여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원시 지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아직 지구에 남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이 세 지역에서 채취한 샘플 중에서 지구의 일반 암석과 다른 칼륨 동위원소가 확인됐다. 이것이 정말 원시 지구의 흔적인지 알아보기 위해 샘플 탄생 후 현재까지 지구 내부에서 계속 받았을 고온·고압·마그마 순환·지각변동 등 물리적 변화를 대입해 시뮬레이션 했다. 그 결과, 처음에는 현재 지구 암석과 확연히 달랐던 칼륨 성분이 시간이 갈수록 아주 가까운 상태로 변화했다.

니콜 니에 박사는 “일련의 변화는 원래 다른 물질이 지구에 편입돼 오랜 세월 지구의 일부가 됐음을 보여준다”며 “즉 이번에 발견된 비정상적 칼륨 동위원소는 자이언트 임팩트 이전에 존재했던 원시 지구 물질의 존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원시 지구의 모든 것이 테이아 충돌로 날아갔다는 가설을 부정한다. 연구팀은 아직 정보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구가 어디서 왔는지, 탄생 당시의 상황은 어땠는지 다시 생각할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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