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라면 거대한 몸집을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길이 1m 이하의 작은 공룡들도 일부 발견됐다. 그중 조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에피덱시프테릭스(Epidexipteryx)라는 공룡은 몸길이 25~30cm에 몸무게는 164~391g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슈부이아 데세르티(Shuvuuia deserti)'라는 공룡도 길이가 60cm에 불과하다. 

백악기 후기인 7500만~8100만년 전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공룡에서 조류로 변해가는 중간 단계인 알바레즈사우르스과(Alvarezsauride) 공룡 중 유일하게 두개골 화석이 발견된 종이다. 짧은 앞다리에는 3개의 뭉툭한 발톱이 달려 있었으며 날지는 못하고 대신 두 발로 걸어 다닌 것으로 추정되지만, 많은 것이 알려지지 않은 종이다.

과학자들은 최근 연구를 통해 이 공룡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따르면 이 공룡은 가장 뛰어난 '밤 사냥꾼'으로 꼽힐 특성이 있다.

올빼미처럼 생긴 것으로 묘사된 슈부이아 데세르티의 상상도 <사진=Viktor Radermaker>

연구진은 슈부이아 데세르티의 화석을 분석한 결과 어둠 속에서도 잘 볼 수 있는 큰 눈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현대의 야행성 조류 및 멸종된 수각류 뼈와 비교, 눈을 지지하는 공막고리 뼈(Sclerotic ring)에서 시각에 대한 단서를 찾아냈다. 이 뼈의 직경은 동물의 동공이 확장할 수 있는 최대 너비를 나타내며, 클수록 어둠 속에서 잘 볼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

또 연구진은 CT 스캔을 사용해 공룡 두개골의 3D 모델을 구축, 공룡의 달팽이관이 현재 청력이 가장 뛰어난 원숭이올빼미보다 더 길다는 것을 알아냈다. 남아공의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의 진화연구학자 요나 코이니에르 교수는 "이 공룡의 공막고리 뼈는 현존하는 어떤 새보다 크며, 달팽이관 역시 현존 동물의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길다"고 말했다.

결국 어둠에 뛰어난 시력과 뛰어난 청력의 조합으로, 이 공룡은 올빼미처럼 밤에 먹이를 사냥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슈부이아 데세르티는 야행성 사막 곤충을 잡아먹었을 수도 있다 <사진=Viktor Radermaker>

코이니에르 교수는 화석 분석을 종합해 슈부이아 데세르티를 "매우 이상하게 생긴 공룡"이라고 묘사했다. 가벼운 턱에 쌀알 같은 이빨을 가졌으며, 큰 눈을 가지고 있지만 부리는 작다. 

또 앞다리에는 거대한 발톱이 달렸지만, 달리는 데 사용한 뒷다리는 가늘고 길다. 현재 사막에서 사는 포유류 역시 먹이를 찾기 위해 땅을 파헤칠 수 있는 강한 앞다리를 가진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연구진은 몸집이 작은 슈부이아 데세르티가 다른 공룡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야간이나 새벽에 사냥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에 참가한 라스 슈미츠 박사는 "화석에는 이런 점이 잘 나타나지 않아도, 현재 살아있는 종을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며 "추가 연구로 공룡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아내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6일 사이언스 저널에 게재됐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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