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연예계 청소가 한창인 가운데 자정을 위해 연예인 자격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폭력과 불륜, 도박, 마약, 탈세에 미성년자 성폭행까지 점차 심각해지는 연예인 일탈을 막기 위해 자격제도가 필수라는 주장 한편에는 획일화된 규제가 연예계의 창작열을 떨어뜨리고 우수한 인재 양성을 막는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7일 다유일보는 직업윤리 문제로 흔들리는 연예계를 바로잡기 위해 중국 정부가 강력한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연예인 자격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업계에서 속속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신문에 “연예계 자체에서 자격제도를 도입해 문제가 될 만한 연예인들의 업계 진출을 차단해야 한다”며 “정해진 규제안에 부합하는 인물인지 수시로 검증하고 미달될 경우 바로 퇴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작품 활동 정보가 모두 삭제된 조미. 중국 당국의 미움을 사 퇴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조미 인스타그램>

이 같은 목소리는 중국 정부가 연예인 및 매니지먼트 업계 종사자들의 관리 감독을 보다 철저히 하라고 통보한 직후 나온 점에서 눈길을 끈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지난주 연예인 관리 강화와 매니지먼트를 철저히 하라고 업계에 통보했다. 국가광파전시총국도 오디션 및 스타의 2세가 등장하는 예능프로그램 규제를 발표했다.

자격제도가 도입되면 자유가 보장돼야 할 예술 활동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중국연출업계협회 판옌 사무국장은 “배우의 품격이나 도덕에 관한 평가기준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예술에 관한 능력은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예술은 통일할 수 있는 기준이 없고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취향도 각기 다르다”며 “하나의 기준으로 연예인 자격을 인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한하오웨도 “영화 또는 희극 관련 학교 출신이면 높은 확률로 인증을 받을 수 있겠지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장할 수는 없다”며 “배우의 전문 능력은 한 가지 잣대로 잴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청춘유니3'의 한 장면. 중국 정부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과열된 팬 경쟁을 초래한다며 규제에 나섰다. <사진=아이치이코리아>

실제로 중국 연예계에서는 전문학교 출신이 아니더라도 출중한 재능을 꽃피운 배우나 연출자가 적잖다. 전문가들은 연예인 자격제도가 학력이나 실력뿐 아니라 인성까지 종합 검증하기 위해서는 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의 지나친 간섭보다 연예인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권한과 책임을 소속사나 매니저에게 줘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다. 중국 당국이 매니지먼트 회사나 연예 종사자의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업계 단체가 연예인 도덕성을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 획일화된 자격제도보다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중국 당국은 연예계 질서를 바로잡는다며 각종 규제안을 하루가 멀게 쏟아내고 있다. 크리스(우이판, 31)와 정솽(정상, 30), 장저한(장철한, 30), 자오웨이(조미, 45) 등이 미성년자 성폭행과 탈세, 친일행적 등 각종 논란으로 이미 철퇴를 맞았다. 문제 연예인을 퇴출하는 건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외국 국적 연예인까지 손을 본다는 소문이 돌면서 공포감이 확산됐다. 시진핑 주석이 내년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 불필요한 분야까지 지나치게 규제한다는 불만도 적잖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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