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리본을 떠올리게 하는 신기한 형태의 은하가 오리온자리 인근에서 포착됐다.

유럽우주국(ESA)은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리온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5억20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CGCG396-2’의 사진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이미지는 미 항공우주국(NASA) 및 ESA가 운용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잡아냈다. 허블 동체에 탑재된 고성능 관측 카메라(Advanced Camera for Survey, ACS) 및 지상의 대구경 망원경들이 동원된 천문 관측 프로젝트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Sloan digital sky survey, SDSS)’에 의한 광학 관측 데이터를 기초로 작성됐다.

한눈에도 범상치 않은 ‘CGCG396-2’는 은하가 서로 결합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됐다. 마치 굽을 팔 네 개가 불덩이를 움켜쥔 듯 보이는 이 은하는 우주 공간의 거대한 리본 같기도 해서 우주 마니아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민간인들이 참여한 우주 관측 프로젝트 '갤럭시 주'를 통해 존재가 밝혀진 ‘CGCG396-2’ 은하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더욱이 ‘CGCG396-2’ 은하는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천문학 프로젝트 ‘갤럭시 주(Galaxy Zoo)’를 통해 그 존재가 드러났다. ‘갤럭시 주’는 2007년 영국 천체물리학자 크리스 린토트와 동료들이 고안했는데, 민간 천문 마니아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집단 연구여서 의미가 있다.

무려 10만 명 이상이 참여한 ‘갤럭시 주’의 다양한 미션을 통해 그간 조사조차 되지 않은 은하 90만개가 새로 분류됐다. 전문 천문학자가 몇 년이나 공을 들여야 가능한 작업이 수많은 지원자들에 의해 불과 175일 만에 이뤄졌다. ‘갤럭시 주’는 천문과학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제고하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ESA에 따르면 ‘갤럭시 주’ 프로젝트에서는 상호작용 은하를 비롯해 이색적이고 기묘한 유형의 은하를 여러 개 발견했다. 그중 일부는 지금까지 연구된 적이 없었다. ‘갤럭시 주’는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한 추가 관측 대상을 선정하기 위한 투표를 2018년 실시했고, 일반 시민 약 1만8000명이 참여한 결과 ‘CGCG396-2’를 포함한 은하 300개가 선정된 바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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