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초저주파음이 춤 등 사람의 신체 움직임을 10% 이상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은 결코 초저주파음을 들을 수 없지만 다른 감각계가 이를 감지한다는 기존 연구를 뒷받침하는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7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실린 논문에서 초저주파음이 사람의 청각 외의 감각과 맞물려 신체 움직임에 뚜렷한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클럽 DJ가 저음을 증폭하면 순식간에 분위기가 고조되고 사람들의 움직임도 격렬해지는 점에 주목했다. 두 요소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일렉트로닉 뮤직 듀오 ‘Orphx’의 라이브 도중 관객 60명에 동작 감지 헤드밴드를 착용하고 신체 움직임을 측정했다.
실험은 간단했다. 라이브 도중 인간에게는 들리지 않는 초저주파음이 흐르는 스피커 스위치를 간격을 두고 몇 차례 켰다가 껐다. 그 결과 라이브 무대에 초저주파음이 흐를 때 관객의 신체 움직임이 12%가량 활발해졌다.
연구팀은 이후 피실험자들을 상대로 한 대면 조사에서 공연 도중 흥이 솟구친 경험이 있지만 소리 변화는 전혀 감지하지 못했음을 알아냈다. 조사를 주도한 데이비드 캐머런 교수는 “인간은 귀를 통해 초저주파음을 들을 수 없지만 피부나 전정기관 등 다른 감각계가 이를 알아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귀가 들을 수 있는 주파수는 20~2만Hz(헤르츠)다. 20Hz 미만의 소리들은 ‘초저주파 불가청음(인프라사운드, infrasound)’으로 분류한다. 진동수가 20Hz보다 적어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소리들이다.
사람의 가청역대를 밑도는 초저주파 불가청음들은 원칙적으로 귀에 들리지 않지만 자각하지만 못할 뿐이다. 즉 사람의 신체 자체는 이를 무의적으로 느끼도록 만들어졌다. 사실 이 소리들은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데, 지하철이 빠르게 눈앞을 통과하거나 바람이 강하게 불 때 드는 ‘붕~’ 하는 느낌이 대표적이다. 일부 학자들은 인프라사운드가 귀신의 소리라는 속설을 실험을 통해 깨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사람의 감각계가 운동계통과 생각 외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감각계를 자극함으로써 운동계통이 활성화되는 점을 응용하면 감각 관련 장애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