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영향으로 80년 뒤에는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의 홈런이 무려 10%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연구팀은 9일 공식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홈런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늘고 있으며, 향후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의 시즌당 홈런이 평균 58개 늘었다. 이는 이 시기 메이저리그 각 구단 타자들의 타격 데이터 총 22만 개를 분석한 결과다.
온난화가 홈런 수를 늘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공기의 밀도 변화다. 연구팀 관계자는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의 밀도는 떨어지게 된다"며 "일반적으로 공기 밀도가 낮아지면 공기 저항이 약해져 타구가 멀리 날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1962~2019년 사이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나온 홈런 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10~2019년 경기에서 기록된 홈런 중 최소 500개는 예년보다 높은 기온의 영향이 의심됐다. 이 시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늘어난 메이저리그 타자 전체의 시즌당 홈런은 58개로 집계됐다. 온난화의 홈런 기여율은 1% 정도로 평가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동그란 야구공은 빠르게 회전하면서 날아가지만 더운 날은 공기 저항이 덜해지기 때문에 타구가 속도나 방향을 바꾸지 않고 쭉 뻗는다"며 "그 결과 공은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기 밀도란 공기 중 분자의 수나 무게를 의미한다"며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 밀도는 낮아진다. 즉, 더운 날은 공기가 얇아져 타구에 걸리는 저항도 약해진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개선되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될 경우, 오는 2050년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들의 연간 홈런이 192개, 2100년에는 연간 467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100년 온난화의 홈런 기여율은 무려 10%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홈런은 야구의 꽃이지만 온난화의 영향으로 너무 늘어나면 가치도 크게 퇴색할 수밖에 없다"며 "온난화를 막는 노력과 더불어, 홈런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막으려면 돔구장 경기가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