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수달이 밤거리를 동행하는 희한한 상황이 카메라에 잡혔다. 생활권도, 습성도 전혀 다른 두 야생동물이 어떤 목적으로 같은 길을 갔는지 비상한 관심이 모였다.
영국 링컨셔주 주도 링컨시 의회는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야생 여우와 수달이 한밤중 고요한 거리를 함께 걷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거리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잡아냈다.
링컨시의회에 따르면, 여우와 수달은 사람들이 잠든 시간대 시내 공원과 중심부 상가 주변을 쏘다녔다. 링컨시의회는 페이스북에 "있을 것 같지 않은 우정이 싹트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자들은 CCTV에 잡힌 여우가 야생 붉은여우라고 봤다. 영국에 이 여우가 널리 서식하기 때문이다. 일부 개체는 도시 환경에 적응해 이따금 주택가나 거리에 나타나곤 한다.
수달의 경우 유라시아 전역과 북아프리카 일부에 분포하는 유라시아수달로 추측됐다. 한때 수질오염으로 개체가 확 줄었다가 영국 정부와 환경단체의 노력으로 하천으로 돌아왔다.
링컨셔주 와일드라이프파크 야생동물 전문가 스티브 니콜은 "유라시아수달은 주로 물고기를 잡아먹는 반수생동물로 생활 터전은 어디까지나 물가"라며 "수달은 경계심이 강해 육상, 하물며 인간의 생활권인 쇼핑가 한복판을 돌아다니는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습성도 서식지도 전혀 여우와 수달이 동행하다니 믿기 어렵다"며 "앞서가는 수달을 여우가 뒤따른 점에서 호기심 많은 여우가 자기 영역에 나타난 수달에 관심을 갖고 뒤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여우와 수달이 각각 능숙한 사냥꾼으로, 한 영역에 있다면 싸움을 하던가 최소한 극도로 경계하는 것이 맞는다고 놀라워했다. 설령 호기심에 따른 접근이더라도 족제비과 동물 수달과 갯과 동물 여우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며 동행하기는 어렵다는 게 학자들 이야기다.
링컨시의회 관계자는 "영국 도시에서 여우를 가끔 볼 수 있지만,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야생 수달과 만나는 일 자체가 드물다"며 "CCTV에 잡힌 디즈니 애니메이션 같은 영상은 크리스마스 시즌 수많은 시민의 관심을 독차지했다"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