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인간의 땀냄새 중에서 공포심을 감지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동물이 사람의 감정을 감지한다는 선행연구를 뒷받침하는 성과에 관심이 모였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동물행동학 연구팀은 6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말이 인간의 땀냄새를 맡고 공포심을 판별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먼저 소개됐다.

말이 인간의 다양한 감정에 민감하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진위 여부나 그 메커니즘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했는데, 연구팀은 개만큼이나 발달한 말의 후각이 상상을 넘는 능력을 가졌다는 입장이다.

말이 사람의 땀냄새를 통해 공포심을 감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CNRS 노아 구일로 연구원은 "냄새는 동물의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변냄새를 통해 성적 매력을 느끼거나, 포식자의 체취를 감지해 두려움을 느끼는 동물은 흔하다"며 "특히 인간과 다른 동물이 교감할 때 냄새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말이 인간의 표정을 읽어낸다는 선행연구에 주목한 우리는 말이 고도의 인지능력을 가졌다고 가정하고 인간의 냄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폈다"며 "실험 결과는 예상보다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피실험자 30명을 모집한 연구팀은 2012년 공개된 공포영화 '살인소설(Sinister)'을 관람하게 했다. 이때 땀 채취를 위해 각 피실험자의 겨드랑이에 면 패드를 댔다.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에게 1952년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유명한 댄스 장면을 보여주고 똑같이 땀을 채취했다.

2012년 공개된 공포영화 '살인소설'의 한 장면 <사진=영화 '살인소설' 스틸>

이어 연구팀은 말 43마리의 코에 피실험자들의 면 패드를 대고 ▲그루밍 해주기 ▲사람이 말 근처에 서기 ▲먹이를 먹고 있는 말 옆에서 갑자기 우산을 펴기 ▲말에게 익숙하지 않은 물체를 가까이에 두기 등 네 가지 상황을 만들었다.

그 결과, 공포영화를 본 피실험자의 땀냄새를 맡은 말은 신경질적으로 변해 낯선 물체를 오래 바라봤다. 최대 심박수가 상승했고 인간의 접근을 경계했다. 연구팀은 실험 중 말이 인간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냄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추측했다.

말은 인지능력이 높고 사람과 교감도 능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사진=pixabay>

노아 구일로 연구원은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본 이들의 땀냄새를 맡은 말은 아무것도 묻지 않은 면 패드의 냄새를 맡을 때와 같이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며 "말이 사람의 땀냄새에 포함된 공포심을 분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험은 공포에도 냄새가 있는지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이 분야의 실험은 의외로 적지 않다. 2009년, 화학자가 포함된 독일 연구팀은 대학생 피실험자들을 서로 다른 상황에 놓고 땀을 채취한 뒤 공포심을 느낀 사람의 땀 성분이 다르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미국 텍사스 라이스대학교 심리학자들은 공포영화와 코믹영화를 본 대조 그룹의 땀냄새에 분명한 차이가 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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