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이 성소수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계속돼온 일본이 고등학생들의 교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시마네와 돗토리현의 일부 고등학교는 남학생은 바지, 여학생은 치마라는 일종의 고정관념을 깨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마이니치신문의 최근 기사에 따르면 시마네현 오쿠이즈모쵸 요코다고등학교는 내년 2월부터 여학생이 교복 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된다. 학교 조사 결과 이미 여학생 여러 명이 구매 의사를 밝혔다.
학교가 여학생들의 교복 바지 착용을 허용한 것은 겨울철 방한 목적도 있지만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 학교는 남학생 역시 치마를 입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교복 명칭 역시 '남학생용' '여학생용'이 아닌 '1형' '2형'으로 바뀐다.
도쿄의 LGBT종합연구소의 2019년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20~69세 응답자의 6.1%가 마음과 몸의 성관념이 일치하지 않는 등, 성동일성에 혼란을 느낀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성소수자들이 고등학교에도 일정수 존재한다고 보고 학교 재량에 따라 교복 등에 변화를 주도록 지침을 전달했다. 앞서 2015년, 문부과학성은 성동일성장애 아동학생에 대한 세심한 대응을 요구하는 통지를 도도부현 교육위원회에 보낸 바 있다.
시마네현 교육위원회 교육지도과에 따르면, 전일제 현립고교(분교 제외) 34교 중 12개교가 지난 11월까지 여학생도 교복 바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내 일부 학교들은 바지와 치마 외에 넥타이와 리본을 남녀 학생 모두 선택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톳토리현의 경우도 비슷하다. 사립 톳토리 케이아이고등학교는 2019년 여학생 교복에 바지를 추가했고 스타일도 다변화했다. 남자 역시 교복 치마를 입을 수 있게 했다. 집에서 세탁이 용이하도록 재질도 캐주얼복처럼 변경했다. 현재 일본 학교들은 남자와 여자로 구분된 화장실 역시 성소수자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 위한 방향을 고심 중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