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서 숨을 거둔 주인을 끝까지 지키려고 애쓴 두 반려견의 사연이 감동을 준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언론들은 캘리포니아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남성과 그를 살리려 애쓴 반려견의 사연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수색대는 지난 1월 31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인근 시골마을에서 눈보라로 차에 갇혀 사망한 데이비드 데숀 곁에서 체온을 나누던 '베이비 독'이라는 이름의 다섯살 오스트렐리안 캐틀 독을 발견했다. 베이비 독은 곧바로 동물보호소로 옮겨졌으나 심각한 외상으로 반쯤 죽어있던 상태였다.
게다가 도움을 청하기 위해 눈보라를 뚫고 인근 집으로 뛰어가 짖고 문을 발로 긁던 데숀의 또 다른 반려견 '버디'는 며칠간 실종됐다 발견됐다.
다행히도 두 반려견은 모두 건강을 되찾았지만 이번에는 거둬줄 사람이 없었다. 데숀의 딸은 반려견이 아버지의 죽음을 떠올리는데다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 데려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이웃집 여성 리사 로멜리가 나섰다. 실종 당시에도 수색 작업을 적극적으로 도왔던 그는 데숀의 딸의 친구다.
로멜리는 "친구가 개들을 데려가지 못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며 "개들의 충성심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기 때문에 그들에게 무언가 하지 않으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로멜리는 암 투병 중인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베이비 독을 입양했다. 그의 어머니는 암 판정을 받기 직전 기르던 강아지를 잃고 상심에 빠져있던 터라 베이비 독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베이비 독이 새로운 주인을 쉽게 받아줄 지가 의문이었다.
지난 8일 보호소에서 베이비 독을 만난 로멜리는 모든 것이 기우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베이비 독에 다가가자 곧바로 꼬리를 흔들며 로멜리의 얼굴을 핥더니 두 시간 후 그의 집으로 함께 옮겨왔다. 로멜리는 "엄마를 비롯한 가족들이 베이비 독에 완전히 빠졌다"고 자랑했다.
눈 속을 헤맨 버디도 치료를 마치고 새 가족을 찾았다. 동물보호소에 따르면 버디의 이야기를 들은 한 남성이 "모든 것을 제공하겠다"며 지난 11일 입양했다.
플레이서 카운티 동물보호소 케이티 잉그램은 "반려견들의 이야기가 알려진 뒤 입양 요청은 물론 잠재적인 입양자에 대한 기부가 이어졌다"며 "이곳에 몸담은 이래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것이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라며 뿌듯해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