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사랑한 프리드리히 대왕이 머물렀던 독일 고성 라인스베르크에 2개월간 발이 묶인 볼리비아 악단의 사연이 공개됐다.

빌트 등 독일 언론들은 20일 기사를 통해 볼리비아 전통악단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도시봉쇄로 귀국하지 못하고 라인스베르크성에 2개월간 체류 중이라고 전했다.

이 악단은 전통 음악 축제 ‘마에즈 무지크(Maerz Musik)’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3월 10일 독일에 도착했다. 독일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자 이날 1000명 이상의 집회를 금지했다. 며칠 뒤에는 독일 전역에 도시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프리드리히 대왕 조각 <사진=pixabay>

볼리비아 악단 20명은 공연은커녕 귀국조차 할 수 없게 됐다. 두 달 동안 베를린 북서쪽 100㎞에 자리한 라인스베르크성에 머물고 있다.

이 성은 1736년 프리드리히 2세의 거점이었다. 프리드리히 대왕으로 칭송받는 그는 학문과 예술에 정통해 바흐를 비롯한 일류 음악가들을 궁정으로 초청, 밤마다 음악회를 가졌다. 

생전 음악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프리드리히 대왕은 죽어서도 이 성에 머물고 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도시괴담처럼 성에 프리드리히 대왕으로 추측되는 유령이 떠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게다가 성 주변 숲에는 늑대가 떼로 서식해 위험지역으로 유명하다. 실제 단원 일부는 산책 도중 늑대를 보고 혼비백산했다.

볼리비아 대사관은 단원들을 고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협상 중이다. 아무리 오래된 성이라 해도 엄연히 숙박비를 내야 하는데, 벌써 3만5000유로(약 4600만원)가 넘었기 때문이다. 사연을 접한 현지 주민들은 단원들을 위해 음식이나 옷 등을 가져다주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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