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관절염 치료제가 탈모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또 나왔다. 원형탈모증을 앓는 사람의 머리카락 30%가량이 회복되는 과정이 최신 연구 결과 확인됐다.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팀은 지난달 26일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실린 논문을 통해 관절염 치료제의 발모 효과를 보고했다.

연구팀은 원형탈모증으로 절반 이상 머리카락을 잃은 피실험자들이 관절염 치료 성분 바리시티닙을 복용, 3명 중 1명꼴로 모발이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머리가 다시 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약 8개월이었다.

연구팀은 중증 원형탈모를 가진 피실험자 12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시험을 실시했다. 연구에는 바리시티닙을 개발한 제약사 관계자를 비롯해 스탠퍼드대학교, 일본 교린대학교, 서울대학교, 히브리대학교, 미네소타대학교,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 연구팀이 참여했다.

피실험자들은 36주간 바리시티닙 2㎎ 및 4㎎, 위약 중 하나를 매일 투약했다. 그 결과 바리시티닙 4㎎을 복용한 그룹의 피실험자 중 약 30%는 발모가 확인됐다. 일부는 머리가 빠지기 전 상황까지 회복됐다.

2018년 시작된 원형탈모 때문에 머리를 민 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 <사진=제이다 핀켓 스미스 페이스북>

연구팀 관계자는 “바리시티닙은 자가면역질환에 따른 관절염 치료약으로 경구 투약하는 야누스 키나제 억제제”라며 “원형탈모증의 여러 원인 중 가장 유력한 자가면역계 질환의 탈모 촉발을 역으로 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면역세포인 T임파구가 어떤 요인으로 모근을 감싸는 모낭을 공격함으로써 머리가 빠진다고 학계는 추측해 왔다”며 “바리시티닙의 발모 효과는 모낭을 공격하는 면역세포의 활동을 저해하면서 발휘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피부과학회는 이번 연구가 바리시티닙의 발모 효과를 다시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바리시티닙의 발모 촉진을 관찰한 제3상 실험이라는 데도 의미가 있다. 제3상은 시험의 최종 단계이므로 미국 내 약 제조 및 판매 승인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원형탈모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인간 면역계 이상은 여러 요인으로 비롯된다. 대표적인 것이 피로나 직접적 감염증,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다. 원형탈모는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앓는 병이지만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치료법조차 없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20만 명이 이 병에 걸리며, 심할 경우 눈썹이나 속눈썹까지 빠진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