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상태에 빠진 중국 브로맨스 드라마와 아이돌 육성 예능이 올해 완전히 사라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화·연예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새해에도 계속되면서 일명 '국뽕' 콘텐츠 외에는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8일 웨이보에 따르면 전날 웨이보 트렌드에 ‘브로맨스 드라마 및 아이돌 육성 예능 전면 중단’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상위권에 등록됐다.

현지 연예계를 긴장하게 만든 이 현상은 6일 흘러나온 중국 국가광파전시총국 비서관 앙숴(楊爍)의 발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현지 언론들은 양 비서관은 지난해 예고대로 올해 브로맨스 드라마는 물론 아이돌 육성 예능 프로그램 제작을 전면 통제한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크게 각광받은 브로맨스 드라마는 장저한(장철한, 32)과 꽁쥔(공준, 30)이 주연한 ‘산하령’ 이후 사실상 명맥이 끊어졌다. 지난해 2월 ‘산하령’ 종영 이후 중국중앙TV(CCTV)와 환구시보 등 관영 매체들이 비판조 평론을 낸 것을 신호탄으로 정부의 숨통 조이기가 예고됐다.

한때 인기리에 방송한 '청춘유니' <사진=아이치이>

특히 지난해 12월 중국 문화계에서는 판타지 사극이 줄고 브로맨스 드라마는 아예 사라진다는 전망도 나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노리는 올해, 정부의 방송·문화계 규제가 한층 강화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지 주요 영상 플랫폼 아이치이(iQIYI)와 텐센트비디오, 망고TV, 유쿠(YOUKU)는 올해 편성되는 판타지 사극 수를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였다. 브로맨스 드라마는 편성 리스트에 한 작품도 오르지 못했다.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는 지난해 6월 아이치이 ‘청춘유니’ 논란 당시 이미 예고됐다. 제작진은 참가자 투표를 위한 전용 QR코드를 시판 중인 우유팩에 찍었는데 시청자들이 투표만 하고 우유를 버리자 관영지들이 앞다퉈 비판했다. 결국 ‘청춘유니’는 방송 폐지라는 철퇴를 맞았고 저장위성TV의 인기 오디션 ‘중국신가성’ 등 비슷한 방송들도 줄줄이 중단했다.

브로맨스 드라마와 아이돌 육성 예능 폐지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여전하다. 올해 3연임 성공을 위해 사정없는 규제를 펼치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코앞에 다가온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입맛에 맞는 국뽕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 주석의 3연임이 통과될 경우, 향후 중국에는 제2의 문화대혁명이 닥치리라는 어두운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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