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드라이브(EmDrive)'는 지난 20년간 논란을 일으킨 우주 로켓 엔진이다.

정지한 물체를 움직이려면 반드시 물리적인 힘이 가해져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자 물리의 기본법칙이다. 그래서 우주선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 연료를 사용하는데, Em드라이브라는 엔진은 연료가 필요없이 단지 마이크로파만으로 추진력을 발생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2001년 영국 항공우주기술자 로저 소이어가 착안한 이 장치는 구리로 만든 원뿔 모양의 밀폐된 공간 안에서 마이크로파가 이리저리 반사되며 한쪽 구멍으로 배출, 추력을 만들어 낸다고 알려졌다.

NASA의 새로운 우주선 상상도 <사진=NASA>

이는 태양광으로 전기만 발생시켜주면 연료없이 반영구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과학자들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소이어 조차도 Em드라이브의 원리는 설명하지 못했고, 어쨌거나 추력을 얻었다고만 강조했다.

만약 이 장치가 진짜 작동한다면 우주를 향한 인간의 도전에는 획기적인 돌파구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소이어는 물론 미 항공우주국(NASA)과 중국까지 이 장치에 대한 실험에 착수했으며, 실제로 추력을 발생시켰다는 보고도 나왔다. 그 중 2016년 NASA의 이글웍스 연구소가 1㎾의 전력을 투입해 1.2mN(밀리뉴턴, 질량 1㎏을 초속 1m로 매초 가속하는 힘)의 추진력을 얻었다고 발표한 것은 긍정론에 힘을 싣는데 엄청난 역할을 했다.

그리고 Em드라이브 논란에 다시 결정타를 날릴만한 연구가 최근 등장했다. 독일 드레스덴공과대학교 연구팀은 NASA 이글웍스 연구소가 과학 저널에 상세하게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의 실험 장치를 그대로 복제, 정밀한 측정에 나섰다.

NASA 이글웍스가 2016년 테스트한 Em드라이브 엔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그 결과 연구팀도 추진력을 발견했으며, 그 이유까지 찾아냈다. 다만 그 내용은 Em드라이브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하다.

2016년 이글웍스 연구소에서 발견된 추력은 실제로 발생한 게 아니라 '측정 실수'라는 결론이다. 드레스덴대학교 마틴 타이마르 교수는 "Em드라이브에 전원이 공급되면 엔진이 예열되는데, 이로 인해 추력을 측정하는데 사용한 스케일까지 과열시켜 오작동을 일으키게 했다"며 "우리도 추력을 재현해내는데 성공했지만 개선된 스케일을 사용하자 이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2일 Space Propulsion Conference 2020을 통해 보고됐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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