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JR이 인간을 닮은 작업용 로봇을 실전에 투입한다. ‘영식인기(零式人機)’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은 이 로봇은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하는 인간형 기동병기 모빌 슈트(Mobile Suit)를 연상케 한다.

JR니시니혼(서일본)은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재 버전2.0인 ‘영식인기’를 오는 2024년 봄 실용화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초 JR서일본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첫 공개됐던 ‘영식인기’는 우주에서 격전을 벌이는 게 아니라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노동형 로봇이다. 높은 범용성을 자랑하는 이 로봇은 자칫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작업에 특화됐다.

JR서일본은 이 로봇이 생산성 및 안전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사회문제화된 일손부족 현상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3월 데모 공개 당시보다 기동성과 안정성을 끌어올린 완성판이 개발되면 2024년 전철 생산 라인이나 철도 건설 작업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2021년 '영식인기' 버전1.0에 이어 공개된 '영식인기' 버전2.0 <사진=JR서일본 공식 홈페이지>

‘영식인기’는 인간형 중기로봇과 철도공사용 차량을 융합한 다기능 철도 중장비다. 쉽게 말해 일반 포클레인에 인간형 로봇을 결합한 형태다. 운전사는 VR(가상현실) 고글을 장착하고 로봇이 보는 것과 똑같은 풍경을 3D 화면으로 파악하며 조종한다.

이 로봇은 운전자 고글의 모션 트래킹 시스템과 피드백 기술을 통해 쉬운 조작이 가능하다. 고글은 로봇 머리와 연동돼 조종사가 머리를 흔들면 로봇도 같은 동작을 취한다. 전동 조종기로 움직이는 로봇 팔은 고성능 피드백 기능을 탑재, 작업 중 받는 하중이나 충격을 운전자가 조종간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JR서일본은 “전신주 설치 작업이나 고난도 도장, 벌채, 전동차 부품 하역 및 조립 등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작업에 새 로봇이 투입될 예정”이라며 “대개 산업로봇은 기능을 추구하다 보면 인간형에서 멀어지지만 ‘영식인기’는 사람 형상을 하고 있어 조작이 상당히 직관적”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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