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받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영화 ‘대니쉬 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알리시아 비칸데르(34)가 연기생활 중 가장 힘든 부분으로 노출 신 촬영을 꼽았다. 배우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낡은 방식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최근 패션잡지 하퍼스 바자와 인터뷰를 갖고 노출 장면을 촬영할 때 배우로서 깊은 회의를 느꼈다고 털어놨다.

알리시아 비칸데르 <사진=영화 '더 셰프' 스틸>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베드신의 경우 구체적 움직임을 미리 정하고 그대로 연기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혹자는 즉흥적 연기가 불가능하냐고 비판하지만 옷을 벗은 배우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사랑하지 않는 배우들이 촬영하는 베드신은 영상 콘텐츠 중에서 가장 민감한 장면”이라며 “아무 계획 없이 큐 사인을 던지는 제작진은 정말 상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제 몸매에 만족하며, 그간 노출신도 여러 번 찍었지만 쉽지 않았다”며 “매번 제가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다들 자기 일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 배우는 벌거벗은 채 두세 시간 앉아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영화 '대니쉬 걸'에서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성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남편을 유혹하는 장면에서 올누드 연기에 도전했다. <사진=영화 '대니쉬 걸' 공식 포스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인티머시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가 할리우드에 진작 도입됐어야 했어야 아쉬워했다. 향후 베드신을 촬영하는 모든 현장에 이런 전문가가 상주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노출 장면 촬영 도중 야기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고 출연자 이해를 돕는 전문 스태프다. 배우가 느낄 수치심에 대한 상담부터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한 법적 조언까지 가능하다. 2017년 말 시작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계기로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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