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운용하는 화성 탐사선 메이븐(Maven)이 3개월 만에 과학 관측을 재개했다.

NASA는 2일 공식 트위터와 유튜브 등을 통해 통신이 두절됐던 메이븐이 소속 엔지니어들의 노력 끝에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미션 수행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메이븐은 화성 상층 대기에 관한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제작됐다. 화성 대기 및 전리층과 태양풍의 상호작용을 조사하는 주회 탐사기다. 우주 공간으로 퍼지며 점차 엷어지는 화성 대기를 분석하고 혹시 모를 물과 생명의 존재 가능성까지 파악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2013년 발사된 메이븐은 2014년 9월 21일 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순조롭게 임무를 수행 중이던 메이븐은 지난 2월 22일 동체에 탑재된 관성 측정 장치(Inertial Measurement Unit, IMU)의 정기 파워 사이클(전원을 끄고 곧바로 다시 켜는 조작) 도중 지구와 통신이 끊어졌다.

IMU 고장으로 최근 지구와 통신이 일시 두절된 메이븐 탐사선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IMU는 탐사기 가속도와 회전 속도를 계측하는 중요한 장비다. 메이븐에는 메인 ‘IMU-1’과 백업용 ‘IMU-2’가 탑재됐는데, 파워 사이클 중 문제가 생긴 건 ‘IMU-1’으로 파악됐다.

NASA 관계자는 “통신 회복 후 전송된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메이븐 시스템은 일시적으로 IMU-1과 IMU-2 어느 쪽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돼 있었다”며 “시스템에 의해 컴퓨터가 자동으로 재부팅됐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컴퓨터가 자동 백업으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IMU-2로부터 정확한 판독치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며 “메이븐은 세이프 모드에 들어가 과학 관측이나 다른 탐사선·탐사차를 위한 통신 중계를 중지하고 지구의 지시를 기다리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메이븐 제작사 록히드마틴은 “IMU-2는 이번 문제를 극복할 열쇠가 됐지만 수명은 이미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예정보다 5개월 빨리 올 스텔라(all-stellar) 소프트웨어를 완성, 지난 4월 19일 메이븐에 송신했고, 그 결과 IMU의 수명을 보존하기 위해 IMU-2의 전원은 즉시 꺼졌다”고 전했다.

화성 대기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메이븐 탐사선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소프트웨어 송신에 맞춰 메이븐의 세이프 모드는 해제됐다”며 “관측 기기의 전원도 들어가 정상임이 확인됐지만 여러 조정 작업을 거쳐 메이븐의 과학 관측과 통신 중계가 본격적으로 재개된 것은 지난 5월 28일”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1년간 미션을 예정했던 메이븐은 이달까지 여러 차례 임무가 연장됐다. 지난 4월까지 모두 다섯 차례의 미션 연장이 이뤄진 상황이다. 다만 NASA와 록히드마틴은 운용 한계를 훨씬 넘은 메이븐에서 IMU 열화 등 문제점이 감지되자 이미 고안했던 저전력 항법 시스템 올 스텔라를 예정보다 일찍 도입했다.

NASA는 항법 시스템의 올-스텔라 모드 전환이 성공하면서 메이븐이 좀 더 오래 미션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NASA는 2020년대 후반까지 메이븐이 화성 대기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계속 알아내고, 이를 통해 인류가 화성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을 쌓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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