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우주비행사가 발을 디디게 될지 모를 화성. 그 표면에 건설될 기지는 감자가 주원료인 친환경 우주 콘크리트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제 학술지 ‘오픈 엔지니어링’이 최근 공개한 우주 콘크리트 ‘스타크리트(StarCrete)’는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연구팀이 감자와 소금을 이용해 개발했다.

이 콘크리트는 친환경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천체의 지표면 암석 부스러기 및 먼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다. 더욱이 지구에서도 얼마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에는 많은 관심이 쏠렸다.

연구팀은 ‘스타크리트’가 일반 콘크리트보다 훨씬 높은 강도를 보이며, 강력한 모래폭풍을 비롯한 화성의 척박한 환경으로부터 우주비행사를 지켜줄 최적의 건자재라고 주장했다.

감자 전분과 소금이 주원료인 '스타크리트' <사진=맨체스터대학교 공식 홈페이지·Aled Roberts>

‘스타크리트’는 감자 전분을 소금, 천체의 암석 부스러기와 결합한다. 전분과 소금은 화성이나 달 지표면의 암석 부스러기와 고운 입자의 먼지들을 서로 끈끈하게 연결하는 천연 접착제 역할을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스타크리트’의 강도는 72메가파스칼(㎫)이다. 1㎫은 1㎠ 당 10㎏의 하중을 견딘다는 의미다. 통상 40㎫ 이상일 때 고강도 콘크리트, 100㎫이 넘어가면 초고강도 콘크리트로 구분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화성의 암석 샘플에 감자 전분 및 소금을 배합한 ‘스타크리트’는 콘크리트의 2배에 달하는 강도를 보여줬다”며 “달 표면의 돌 부스러기로 만든 ‘스타크리트’의 경우 강도는 91㎫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스타크리트’는 화성과 달에 널린 재료들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지구에서 아무리 우수한 행성용 건자재를 개발하더라도 이를 우주선으로 실어 나르는 데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지구 외의 천체에 기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현지 물자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사진=pixabay>

연구팀 관계자는 “말린 감자 전분 25㎏을 화성으로 보낼 수 있다면 200개의 벽돌을 만들 수 있다”며 “가령 3LDK 규모의 기지를 세우려면 벽돌이 7500개 필요하므로 감자가 900㎏ 필요한 셈이지만 화성 등 현지에서 감자를 재배할 수준에 이르면 ‘스타크리트’ 조달은 한층 쉬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간 업체까지 뛰어든 각국의 우주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지구 외 천체에 기지를 세울 건자재 연구는 아주 활발하다. 2020년 유럽에서는 우주비행사의 소변을 활용한 달 콘크리트 실험을 실시했다. 이 콘크리트의 강도는 약 40㎫이었다.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을 진행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말 3D프린터를 달로 보내 현지 재료로 건자재를 뽑아내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텍사스 벤처 기업 아이콘(ICON)의 기술인데, NASA는 이 업체의 월면기지 건설 프로젝트 ‘올림푸스’에 5720만 달러(약 470억원)를 지원했다.

NASA는 버섯 균사체로 소형‧경량 건자재를 만들어 화성까지 날린 뒤, 현지의 영양분 등을 이용해 거대한 구조물로 성장시키는 시나리오도 구상 중이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은 지난해 9월 티타늄 합금보다 경도가 2배에 달하고 3D프린터로도 얼마든 뽑아낼 수 있는 화성 암석 유래 소재를 공개, 눈길을 끌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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