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탄생한 일본 만화 ‘북두의 권’이 뮤지컬로 거듭난다. 조지 밀러(76)의 걸작 ‘매드맥스’(1979)에서 모티브를 딴 ‘북두의 권’은 핵전쟁 직후 지구를 배경으로 한 세기말적 세계관과 주인공 켄시로의 장대한 여정을 그려 40여년 가까이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다.

배우 오누키 유스케(33)는 16일 인스타그램에 ‘북두의 권’ 주인공 켄시로로 분장한 사진을 올리고 뮤지컬 제작 소식을 직접 전했다.

오는 12월 도쿄 초연이 예정된 뮤지컬 ‘북두의 권’의 정식 타이틀은 ‘피스트 오브 더 노드 스타~북두의 권(Fist of the North Star~北斗の拳)’으로 정해졌다.

이 뮤지컬은 1983~1988년 주간 소년점프에서 연재된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호리프로가 프로듀싱하며 중국 상하이 연극단체 란스페이스 염공간(Ranspace·染空間)이 제작 파트너로 참여하는 일본과 중국 합작 뮤지컬이다.

'북두의 권' 뮤지컬 주인공 오누키 유스케 <사진=오누키 유스케 인스타그램>

음악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드라큘라’ ‘몬테크리스토’로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세계적 흥행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62)이 맡았다. 안무는 중국 무용가 자오밍이 담당한다. ‘북두의 권’의 상징인 극적인 전투를 중국 전통무용으로 표현할 계획이다.

켄시로의 형 토키는 배우 카토 카즈키(37)와 오노다 류노스케(30)가 번갈아 맡는다. 원작 만화부터 팬이 많은 레이는 배우 이레이 카나타(39), 쥬우더는 우에하라 리오(35)각각 담당한다. 켄시로와 라오우, 토키 형제의 사부 류켄은 뮤지컬계 톱스타 카와구치 타츠야(54)가 연기한다. 켄시로의 친구이자 배신자 신은 우에하라 타쿠야(33)와 우에다 칸다이(33)가 더블 캐스팅됐다. 켄시로의 약혼자 유리아, 북두의 맏형 라오우, 린과 바트는 현재 캐스팅이 미정이다.

‘북두의 권’ 뮤지컬에 대해 원작자 부론손(74)은 “작품에서 소중히 여겼던 숙명과 사랑을 뮤지컬로 어떻게 표현해낼지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만화가 하라 테츠오(60)는 “켄시로 역의 오누키는 일본 배우답지 않은 체격과 신체능력은 물론 가창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니 랜들 감독의 '북두의 권'과 일본 연극 '북두의 권', 왕룡 감독의 해적판 '북두의 권'(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영화·연극 '북두의 권' 공식 포스터>

일본 뮤지컬계의 손꼽히는 배우들이 캐스팅됐고 프랭크 와일드혼의 존재감도 대단하지만 원작 팬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기대보다 걱정이 태산이다. ‘북두의 권’은 만화와 애니메이션, 게임에서 끝내야 한다는 이야기는 40여 년째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그만큼 원작이 걸작이고 극중 액션을 배우들이 흉내 내기조차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로 ‘북두의 권’은 지금까지 영화 두 편, 연극 한 편만 제작됐다. 미국 토니 랜들(65) 감독이 650만 달러(약 75억원)를 들인 ‘북두의 권(Fist of the North Star, 1995)’은 정식 판권을 사들여 만들었다. 영국 배우 게리 다니엘스(58)가 켄시로를 맡았는데 보기 좋게 망했다. 

이보다 앞서 1993년 왕룡(56) 감독이 주연과 연출을 맡고 액션배우 송금식(61)이 출연한 한국 영화 ‘북두의 권’이 소리 소문도 없이 등장했다. 명백한 해적판으로, 왕룡 감독이 주제가까지 불렀다. 저예산인 탓에 원작 특유의 화려한 권법을 잔상으로 처리한 액션신이 28년째 회자된다.

‘북두의 권’의 본고장 일본에서 제작한 연극은 2017년 무대에 올랐다. 원작을 비틀어 극중 빌런의 졸개들(자코)을 주연으로 내세워 흥미를 끌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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