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 운전으로 인한 보행자의 희생을 막기 위한 고민은 만국 공통이다. 관련 법 제정만큼이나 활발한 것이 과학 기술의 도입인데, 캐나다의 한 도시에서는 제한속도를 지키는 차량만 통행 신호(파란색)를 내주는 신호등 테스트가 한창이다.

캐나다 퀘벡 주의 도시 브로사드는 과속 운전을 줄이기 위해 고심하다 제한속도를 준수하는 차량을 인식해 신호를 내는 '프레드(FRED)'를 현재 시범 운영하고 있다. 'FRED'는 'Feu de Ralentissement Educatif'의 약자로, 우리 말로 하면 '감속 교육 신호등'이다.

'프레드'는 정지신호(빨간색)가 기본이다. 차량이 다가오면 속도를 측정하고 제한속도 이내라면 파란색 신호로 바뀐다. 규정속도를 넘을 경우에는 빨간색 신호를 유지한다. 차량이 무시하고 지나가면 벌금이 부과된다. 캐나다는 정지신호 위반 시 운전자에게 300~400달러(약 35만원)의 벌금을 물린다.

프레드 신호등은 정해진 속도를 유지해야 파란 신호를 내준다. <사진=CTV 공식 홈페이지>

브로사드 교통당국은 법이나 제도 만으로는 속도위반을 줄이기 어렵다고 보고 안전속도 준수를 사실상 강제하기 위해 '프레드'의 정식 도입을 고민 중이다. 테스트 구간은 속도위반 사고가 벌어진 스쿨존이며, 테스트 기간은 90일이다.

교통당국 관계자는 "규정속도를 준수한 차량이 통과할 때는 파란색 신호가 유지되며, 이후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는 구조"라며 "불과 1주일 만에 '프레드' 설치 구간의 차량 평균 속도는 기존 40㎞에서 29㎞로 27.5%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전자가 제한속도만 지키면 어렵지 않게 지나갈 수 있는 반면 속도를 내면 발을 묶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교육적인 시스템"이라며 "90일 시범 운영을 마친 뒤 결과가 유의미할 경우 브로사드는 물론 캐나다 전역의 확대 설치를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프레드 신호등을 테스트 중인 브로사드 교통 당국 관계자들은 속도 제한의 효과가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사진=CTV 공식 홈페이지>

'프레드' 신호등은 이미 유럽 일부 국가가 사용 중이다. 운전자에게 너무 불리하다는 논란도 있지만 실효성을 인정받아 일부 국가에서는 벌써 10년 가까이 운용되고 있다.

브로사드 교통당국 관계자는 "어떤 신호 시스템이라도 일부 불만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차량의 감속 효과가 확실하고 운전자에게 안전 운전을 교육하는 측면에서 프레드 같은 과학적인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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