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형성되는 태양계를 초신성 폭발로부터 보호한 것은 분자운 필라멘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자운은 성간 구름의 일종으로 밀도와 크기가 분자 형태로 구성된 것을 일컫는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는 22일 발표한 실험 보고서에서 탄생 단계의 태양계가 분자운 필라멘트에 의해 근처에서 발생한 초신성의 충격파를 견뎠다고 주장했다.

천문학계는 지구에 떨어진 운석에 포함된 원소들의 동위체 조성을 바탕으로 46억 년 전 태양계가 만들어질 무렵 근처의 초신성 구성 물질들이 쏟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초신성 충격파가 행성계 형성을 방해하거나 아예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큰 모순으로 지적돼 왔다.

NAOJ는 태양처럼 질량이 작은 항성과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는 대질량 천체가 각각 형성되는 우주 공간의 차이부터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소질량 천체는 성간 구름이나 가스가 끈 모양으로 모인 분자운 필라멘트에서 형성된다. 대질량 천체는 이 분자운 필라멘트끼리 겹치는 곳에서 탄생한다.

태양계가 막 형성될 경우 주변에서 발생한 초신성의 영향을 분자운이 막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그 결과 분자운 필라멘트는 대질량 천체의 항성풍이나 초신성 폭발의 충격파로부터 형성 중인 태양계를 지키는 완충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떠올랐다. NAOJ 관계자는 "태양계를 형성한 분자운 필라멘트가 부근 필라멘트와 서로 겹치며 천연 방어막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완충재가 근처의 초신성이 일으킨 충격파 때문에 완전히 파괴되는 데 최소 30만 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분자운 필라멘트들이 충격파를 흡수한 덕에 형성 중인 태양계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며 "초신성이 야기한 물질들은 태양계를 감싼 분자운 필라멘트에 쏟아진 후 태양계 형성 현장으로 간접적으로 운반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AOJ의 주장대로라면 우리 태양계가 근처의 초신성 폭발의 충격을 견디면서 여기서 쏟아진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모순이 풀린다. NAOJ 관계자는 "태양계가 구성되는 도중 발생한 초신성의 영향을 우리 행성계 형성의 현장이 된 분자운 필라멘트가 막았다는 가설이 입증됐다"며 "태양계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막 형성되는 태양계는 분자운 필라멘트들에 의해 초신성 폭발의 충격파로부터 보호된다. 분자운 필라멘트는 초신성 폭발에서 유래한 방사성 원소를 태양계 형성 현장에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사진=NAOJ 공식 홈페이지>

태양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인근의 초신성 폭발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진 바다. 학자들은 초신성에서 유래한 방사성 원소들을 운석의 동위원소 조성을 통해 밝혀냈다.

초신성의 충격을 태양계가 버틴 비밀을 풀기 위해 천문학계에서는 그간 적잖은 시도가 이뤄졌다. 실로 많은 가설이 등장했지만 지금까지 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진 것은 없었다.

NAOJ는 분자운 필라멘트와 행성계의 관계성을 해명한 이번 연구가 태양계 형성과 진화, 특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라고 강조했다. 완벽한 검증을 위해 NAOJ는 자기유체역학 시뮬레이션 등 보다 구체적인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