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 모처의 숲에서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바이러스 유사 입자(Virus-like Particles, VLP)가 여럿 발견됐다. 바이러스라고 보기에는 너무 크고 세균으로 보기에는 바이러스와 너무 닮아 학계가 주목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와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UMA) 연구팀은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매사추세츠 하버드 포레스트의 토양에 포함된 거대 VLP들을 소개했다.

사독 전 생물학 논문이 게재된 bioRxiv에 공개된 VLP들은 공통적으로 몸집이 거대하다. 별 모양의 외피를 가진 것과 촉수 비슷한 조직이 달린 것, 꼬리와 같은 부속물을 가진 것 등 각양각색이다.

독특한 구조를 가진 거대 바이러스 유사 입자들. a부터 알파벳 순서대로 유사 미미바이러스, 초신성, 헤어컷, 거북이, 배관공, 크리스마스 별 등 형태에 맞는 명칭이 붙었다. <사진=bioRxiv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일반적인 바이러스는 세균의 50분의 1 정도로 극히 작다"며 "이번에 발견된 VLP의 내부에는 세균에 필적할 정도로 큰 바이러스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어 "흙에서 발견된 VLP들은 거대한 핵질을 가진 DNA 바이러스로 볼 수 있다"며 "대부분 지름이 약 200~1500㎚(나노미터) 사이인데, 80~140㎚인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교하면 얼마나 큰지 느낌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새로운 VLP들은 최대 250만 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된 거대한 유전 정보까지 품고 있었다. 큰 바이러스 하면 떠오르는 미미바이러스의 경우도 한동안 학자들이 세균으로 분류할 정도였기에, 이들 역시 세균으로 구분할지 학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불가사리 혹은 별을 닮은 거대 바이러스 입자(VLP) <사진=bioRxiv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바이러스는 자기 복제가 불가능하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대사 기능이 없어 일반적으로는 생물로 여기지 않는다"며 "이번에 발견된 VLP는 바이러스와 생물의 경계에 애매하게 걸친 만큼 새로운 생물 계급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VLP는 숙주 세포가 미동정이거나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감염과 관련된 유전자를 배제한 DNA 혹은 RNA를 가진다. 이번에 확인된 VLP 중에는 형태나 내부 구조가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새로운 것도 포함됐다.

연구팀은 숲에서 가져온 수백g의 적은 흙에서 다양한 VLP가 나온 점에서 하버드 포레스트는 물론 세계 각지의 토양, 나아가 해양이나 공기 중에 훨씬 많은 바이러스 유사 입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측했다.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면 아직 알려지지 바이러스를 더 특정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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