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개봉한 영화 ‘에이리언(Aliens)’은 SF호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탄생시키며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H.R.기거의 그로테스크한 작화를 바탕으로 한 ‘에이리언’ 시리즈는 치명적인 외계생명체와 사투라는 기본적 설정에 인류의 기원에 대한 진지한 물음, 방대한 세계관으로 엄청난 팬덤을 자랑한다.  

이처럼 유명한 ‘에이리언’이지만 2편의 감독이 리들리 스콧(83)에서 제임스 카메론(66)으로 교체된 이유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영화 ‘에이리언’의 대성공에도 속편 감독이 바뀌어버린 이유는 대략 세 가지인데, 지난해 12월 19일 암으로 세상을 떠난 제작자 데이비드 길러의 유족이 3일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1편 개봉 7년 만에 선을 보인 ‘에이리언2’의 감독이 바뀐 첫 번째 이유는 ‘터미네이터’(1984)의 대성공이다. 당시 20세기폭스의 중역들은 제임스 카메론이 ‘터미네이터’로 메가히트를 기록하자 그를 ‘에이리언2’의 감독에 앉히기로 의견을 모았다.

할리우드의 천재 감독 리들리 스콧(왼쪽)과 제임스 카메론 <사진=영화 '카운슬러' '아바타' 스틸>

두 번째 이유는 리들리 스콧과 ‘에이리언’을 빚어낸 제작자 데이비드 길러의 부재였다. 길러는 ‘에이리언’이 공개되자마자 성공을 직감하고 속편 제작을 기획했다. 당시 폭스의 수뇌부도 그의 계획에 찬성했다.

문제는 데이비드 길러가 직후 회사를 떠난 사실이다. 폭스 역시 1981년 투자가 마크 리치와 마빈 데이비스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경영진이 물갈이됐다. 새 수뇌부는 ‘에이리언’의 극장 수입이 엄청났는데도 속편 제작엔 관심이 없었다.

마지막 이유는 ‘에이리언’ 제작진과 회사의 법적다툼이다. 데이비드 길러와 ‘에이리언’의 프로듀서 2명은 폭스가 개런티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며 고소했다. 이 싸움은 1980년대 초까지 이어지면서 ‘에이리언’ 속편 제작 소식은 감감했다. 그러다 1983년, ‘에이리언’ 후속작에 관심을 가진 중역들이 폭스에 나타나면서 그제야 영화 제작이 탄력을 받았다. 때마침 ‘터미네이터’가 히트하면서 폭스는 제임스 카메론을 새 연출자로 낙점했다. ‘에이리언2’의 제작과 기획은 데이비드 길러가 다시 담당했다.

'에이리언' 시리즈의 주인공 시고니 위버 <사진=영화 '에이리언2' 스틸>

원래 리들리 스콧은 ‘에이리언’ 1편 당시에도 감독 후보 4순위였다.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들은 리들리 스콧이 1977년작 ‘결투자들(Duellists)’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거머쥐자 일제히 대작 영화를 맡기려 했다. 이렇게 ‘에일리언’의 메가폰을 쥔 리들리 스콧은 SF호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창조했고 시고니 위버(71)는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이 영화가 아카데미를 포함해 숱한 시상식에서 주목 받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제임스 카메론이 바통을 이어받은 ‘에이리언2’는 아카데미 7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더욱 성공했다. 3편에 이르러서는 데이빗 핀처(58)라는 엄청난 감독을 발굴하면서 ‘에이리언’ 시리즈는 SF계의 명작 반열에 완전히 올라섰다. 리들리 스콧은 2012년 에이리언 세계관에 충실한 ‘프로메테우스’로 시리즈에 복귀했고 2017년 ‘에일리언: 커버넌트’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시리즈 최신작 제작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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