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이달부터 유전자변형작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GMO) 재배를 허용하면서 해묵은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GMO가 식량난을 해소하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는 찬성의 목소리 한편에는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여전하다. 호주뿐 아니라 우리나라 등 각국 정부가 GMO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소비자 반발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달 1일, 18년 만에 GMO 재배가 허용된 호주는 현재 태즈메이니아를 제외한 전역에서 유전자변형작물을 키울 수 있다. GMO는 유전자변형기술로 유전적 성질을 조작해 잡초나 해충, 가뭄에 강하고 수확량도 대폭 늘린 작물들을 가리킨다. 

GMO는 기존 재배 방법으로는 인류의 곡물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1990년대부터 주목받았다. 유전자 조작으로 각종 단점을 없앤 맞춤형 작물이므로 병충해에 강하고 제초제를 덜 써 환경오염은 물론 농가 부담도 줄어든다는 게 학자들 입장이었다. 

호주 정부가 1일부로 GMO 재배를 허용하면서 관련 논란이 재점화됐다. <사진=pixabay>

유전자조작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데다, GMO가 인체나 환경에 줄 악영향은 파악조차 힘들다는 반론도 만만찮았다. 안전성 및 윤리문제로 중동이나 동남아 일부 국가는 GMO를 엄격히 금지했다. 호주 등은 장기간 연구가 필요하다며 유예기간을 정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전검토제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제도 손질을 시사하면서 소비자와 갈등이 예고됐다. 

학계에서 보는 GMO의 장단점은 극명하다. GMO가 좋다 나쁘다 결론 내리기가 여전히 어렵다는 의미다. 일단 병충해나 홍수, 가뭄에 강해 생산량이 많고 농가 이익도 대폭 늘어난다는 데는 학계가 동의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지역에서만 GMO 재배로 향후 10년간 48억 호주달러(약 4조원)의 이익이 발생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환경오염 경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학계 중론이다. 유전자를 조작해 작물에 우수한 특성을 부여하면 병충해 예방에 들어가는 농약이나 설비 사용이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GMO 규제를 각국 정부가 완화하면서 소비자·농가 등과 마찰이 예상된다. <사진=pixabay>

오메가3 지방산 같은 특정 영양소를 곡물로부터 얻는 방법도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건강효과를 지닌 오메가3 지방산은 주로 등푸른생선에 많다. 이를 유전자 조작을 통해 곡물로부터 얻게 된다면 어업 자원을 보호하고 생선에 대한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실제 호주 정부는 이 분야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인체와 동물에 대한 부작용을 가장 우려한다. GMO가 장기적으로 생명체에 미칠 영향을 아직 과학계가 확실히 모른다는 주장이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작물에 부여한 항생제 내성 등이 인간에 옮겨 발현될 가능성도 얼마든 있다. 알레르기 등 각종 질병을 야기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환경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판단이 잘못됐다는 의견도 있다. 유전자 조작으로 제초제가 듣지 않는 식물이 자연적으로 확산될 수 있어서다. 실제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제초제 내성을 가진 식물들이 농지 외에서 발견된 사례가 있다.

GMO 연구가 30년째 이어지는 현재, 과거보다는 많은 학자들이 유전자변형작물을 지지하는 상황이다. 인증을 거친 일부 GMO는 이미 식탁에 오르고 있다. 소비자 불신이 여전한 가운데 일부 국가의 규제까지 풀리면서 당분간 GMO를 둘러싼 갈등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전망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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