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3광년 떨어진 항성을 공전하는 외계행성 두 개가 발견됐다. 지구처럼 대기나 암석 표면을 가진 슈퍼지구일 가능성이 제기돼 우주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학 연구소(IAA)와 미국 시카고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최근 논문에서 태양에 비교적 가까운 항성을 공전하는 두 외계 행성이 슈퍼지구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들 외계행성이 대기 관측에 최적화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최우선 탐사 대상일 것으로 기대했다. 

두 외계행성은 쌍둥이자리 방향으로 32.6광년 앞에 있는 항성 ‘HD 260655’를 공전한다. 각각 명칭은 ‘HD 260655b’와 ‘HD 260655c’다. 이들 외계행성은 슈퍼지구, 즉 암석으로 뒤덮인 지구형 행성으로 추측됐다.

‘HD 260655b’는 반지름이 지구의 약 1.240배이며 질량은 지구의 약 2.14배, 공전 주기는 2.77일이다. ‘HD260655c’의 경우 반지름은 지구의 약 1.533배, 질량은 지구의 약 3.09배, 공전 주기는 5.71일이다.

적색왜성 HD 260655 주변을 도는 외계행성 ‘HD 260655b’와 ‘HD 260655c’의 상상도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칼텍 공식 홈페이지>

표면 온도는 ‘HD 260655b’가 435℃, ‘HD 260655c’가 284℃로 추정됐다. 당연히 지구 생물들은 어느 쪽에서도 생존하기 어렵다. 주성인 ‘HD 260655’는 반지름과 질량이 모두 태양의 절반 미만(약 0.44배)이고, 표면 온도는 섭씨 약 3500℃인 적색왜성이다.

외계행성, 즉 태양계 밖의 행성들은 7월 첫 관측 이미지를 공개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주요 임무 대상 중 하나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외계행성의 대기를 통과해 온 주성의 빛을 포착해 그 스펙트럼(파장별 전자파 세기)을 조사함으로써 외계행성의 대기를 구성하는 분자나 대기 물질을 파악할 수 있다.

IAA 관계자는 “‘HD 260655’는 적색왜성으로서는 밝고 태양으로부터 비교적 가까워 ‘HD 260655b’와 ‘HD 260655c’도 대기 특성을 관측하기 어렵지 않다”며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의한 두 행성 관측이 이뤄지면 대기의 유무나 구성 물질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두 행성에 대기가 있다면 주성분은 수소라고 생각된다”며 “암석행성의 대기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것은 지구와 같은 행성의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트랜싯 법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그림. 위성의 공전궤도에 따른 주성 밝기의 변화를 이용한다. <사진=유럽우주국(E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트랜싯법을 통해 외계행성을 탐사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 탐사 위성 테스(TESS)의 관측 데이터로 ‘HD 260655b’와 ‘HD 260655c’의 크기나 공전주기를 알아냈다. 여기에 W.M.켁 천문대(W.M.Keck observatory)의 고해상도 에셀 분광기 ‘HIRES’ 및 칼라알토 천문대의 ‘카르메네스(CARMENES)’ 분광기의 주성 관측 데이터를 활용, 두 행성의 질량을 측정했다. 

트랜싯법은 외계행성이 주성(항성) 앞을 가로지르는 트랜싯(transit) 때 생기는 주성 밝기의 작은 변화를 바탕으로 외계행성을 간접 관측한다.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트랜싯을 기록하고 그 패턴을 관찰해 외계행성의 공전 주기를 알 수 있다. 트랜싯 시 주성의 광도 곡선(시간의 경과에 맞춰 변화하는 천체의 광도를 나타냄)을 기초로 외계행성의 직경이나 대기 정보를 얻는 것도 가능하다.

또 다른 방법인 도플러 분광법(시선속도 측정법)은 외계행성 공전에 따라 원을 그리듯 작게 흔들리는 주성의 움직임을 이용한다. 도플러 효과에서 착안한 이 방법은 파동의 근원과 관찰자의 상대 속도에 따라 진동수와 파장이 바뀌는 현상을 응용했다.

지구처럼 암석으로 덮인 행성은 대기 구성 등이 맞을 경우 생명체가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진다. <사진=pixabay>

항성과 그 주위를 도는 행성들은 인력 때문에 서로를 끌어당긴다. 행성의 공전에 따라 항성에 떨림이 발생하는데, 이를 역이용해 행성의 다양한 정보를 얻어낸다.

이 방법을 통해서는 트랜싯 법으로 알 수 없는 행성의 질량을 유추할 수 있다. 질량을 알 수 있다면 행성의 크기와 밀도 역시 특정 가능하다. 이 정보를 통해 행성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까지 짐작하게 된다. 밀도가 높으면 암석행성, 반대로 가벼우면 가스 행성일 가능성이 크다.

외계행성 탐사는 상황에 맞게 두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 이뤄진다. 다만 두 방법을 절충하는 경우도 있다. 포르투갈 포르투대학교 연구팀은 지난해 8월 유럽남천천문대(ESO) 초대형망원경(VLT)의 최신 분광기 에스프레소(ESPRESSO)를 이용한 연구에서 적색거성 ‘L98-59’ 주변을 도는 외계행성 3개를 발견했다. 당시 연구팀은 트랜싯법과 도플러 분광법을 모두 동원해 이들 행성을 찾아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