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전체가 투명한 유리문어의 생생한 고해상도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미국 슈미트 해양연구소(Schmidt Ocean Institute, SOI)는 11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바닷속에서 어렵게 포착한 유리문어(Glass octopus)의 고해상도 영상을 선보였다.

SOI는 이번에 선명한 유리문어를 포착한 것 자체가 큰 행운이라고 설명했다. 유리문어의 몸 전체가 아주 투명한 데다 심해에 서식해 첨단 장비는 물론 운까지 따라줘야 겨우 발견되는 해양생물이다.

조사선을 타고 태평양 적도 부근 피닉스 제도에서 34일간 머물던 SOI 연구팀은 우연히 유리문어를 담는 데 성공했다.

미생물들의 배양물 수집과 심해 산호 및 해면동물 생태계 조사에 나섰던 연구팀은 초고해상도 수중카메라로 3만㎢ 넓이의 해저 지형을 담아내다 우아하게 헤엄치는 유리문어를 촬영했다.

초고해상도 카메라로 담아낸 유리문어 <사진=슈미트해양연구소 공식 페이스북>

온몸이 투명해 바다의 유령으로 불리는 유리문어는 수심 200m 이상 심해에 서식한다. 몸길이가 45㎝까지 자라는 심해생물로 전 세계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 살고 있지만 발견하기가 쉽지 않고 알려진 정보도 많지 않다.

알의 길이는 약 4㎜, 갓 태어난 새끼 몸길이는 2.2㎜ 정도다. 새끼 때부터 몸이 투명하며 시신경을 비롯해 안구, 소화관을 제외한 모든 기관이 투명하다. 유리문어는 이런 신체 특성을 활용해 헤엄치는 물고기들 밑에 숨어 있다가 틈이 나면 순식간에 사냥한다.

일반적인 두족류는 몸 색깔을 주변에 맞춰 다양하게 바꾸기로 유명하다. 다만 유리문어는 이런 보호색 대신 몸 자체가 투명해 포식자의 위협을 피할 수 있다.

유리문어는 존재 자체가 신비롭고 발견하기 어려워 고해상도 영상을 담아낸 사례도 드물다. SOI 연구팀은 “마침 초고해상도 카메라로 작업 중이던 차에 유리문어를 포착한 건 행운”이라며 “미스터리한 유리문어의 실체를 밝히는 데 영상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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