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뒷쪽에 자리한 '남극-아이트켄 분지(South Pole-Aitken Basin)'는 달 표면의 거의 25%를 덮고 있으며 태양계에서 가장 큰 분화구 중 하나다.

가로 2500㎞, 깊이 8.2㎞에 달하는 이곳은 태양계의 초창기 무렵인 약 43억년 전 강력한 충돌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초기 달 형성의 비밀을 풀기 위한 과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중국의 ‘창어 4호’가 인류 최초로 이곳을 탐사하기도 했다.

달의 남극-아이트켄 분지 <사진=NASA>

이번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아이트켄 분지의 비밀을 풀 단서를 잡는 데 성공했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대니얼 모리아티 등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과 원격 감지 데이터 및 아폴로의 달 샘플 데이터를 조합해 달의 형성 과정을 정교하게 다듬었다.

연구팀은 초기 달을 뒤덮었던 마그마가 굳으면서 밀도가 높은 광물이 가라앉아 맨틀을 형성했고 반면 밀도가 낮은 광물은 위로 떠올라 지각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맨틀을 형성하기 위해 가라앉은 고밀도 물질 중 하나는 지구에서도 미량으로 발견되는 방사성 원소인 토륨(thorium)이다.

달 탐사선 루나 프로스펙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달 표면의 토륨 함량 지도는 '비의 바다(Mare Imbrium)'와 '폭풍의 대양(Oceanus Procellarum)'을 포함해 지구와 가까운 쪽 넓은 지역이 나머지 지역에 비해 토륨이 풍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트켄 분지 내에도 농축 토륨 지역이 있지만, 지구와 가까운 쪽보다 농축도가 낮다.

달 표면 토륨 함량 지도 <사진=NASA>

이를 설명하기 위해 초기 이론은 토륨이 지구와 가까운 쪽에서만 발생한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달의 먼 쪽에 분화구를 만든 엄청난 충격에 의해 토륨이 주변으로 튀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이는 충격 당시에는 토륨이 달에 골고루 분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달이 마그마 상태였을 때 강한 충격이 맨틀 속 토륨을 어떻게 밀어냈는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토륨의 분출 패턴은 현재 달 표면의 토륨 분포 예상도와 일치했다.

또한 연구팀은 충돌한 분화구 더 깊은 곳에서 암석이 녹은 흔적도 발견했다. 여기서 녹은 암석은 당연히 분출된 암석과 다른 구성을 보인다. 이는 곧 달의 상부 맨틀이 충격으로 인해 두 개의 다른 층을 구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적 수수께끼가 많은 달 <사진=pixabay>

모리아티 연구원은 "아이트켄 분지의 형성은 달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사건"이라며 "각국이 달 탐사에 집중하는 분위기에서 이런 물질은 최우선적인 조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JGR 플레닛츠에 게재됐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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