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용자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반응해 소재가 투명해지고 빛의 색이 변하는 감정 반응형 의상이 등장했다.

폴란드 패션 디자이너 이가 뵈글린스카가 고안한 이모셔널 클로딩(Emotional Clothing)은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알아서 감지해 이를 외부로 표현한다.

이 옷은 철학자 앤디 클라크와 데이비드 찰머스의 논문에서 영감을 따 제작됐다. 주변의 물질들은 우리의 사고를 대신할 수 있고 지각 과정에서 사용되는 외부 요소로 취급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이가 뵈글린스카는 일종의 감각 대행 장치를 떠올렸다. 감각 대행이란 어떤 감각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다른 감각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레스에 반응해 램프가 점멸하는 의류 <사진=Iga Węglińska studio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Emotional Clothing – sensory prosthesis garment' 캡처>

예컨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손가락으로 점자를 읽는 것은 시각에서 얻을 정보를 촉각으로 얻는 감각 대행이다. 이모셔널 클로딩의 경우 의외로 깨닫기 어려운 스트레스라는 감각을 인체 변화에서 감지해 시각적으로 표현, 착용자는 물론 주변에 적극 전달한다.

이모셔널 클로딩은 옷 내부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심장 박동이나 땀의 변화에서 스트레스를 감지한다. LED 램프가 허리춤에 부착된 의상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승하는 체온과 심박수에 맞춰 짙은 옷 색상이 반투명 상태까지 엷어진다. 손가락에 달린 센서가 심장 박동을 체크, 긴장감이 감지되면 허리 쪽의 램프가 깜박인다.

투명 캡슐과 같은 디자인의 의상은 피부의 땀을 감지해 착용자의 스트레스를 판단한다. 땀에서 검출된 신호에 따라 팔과 목으로 길게 연결된 라인을 흐르는 빛의 색깔이 변한다. 따뜻한 색에서 차가운 색으로 변할수록 스트레스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두 의상은 인체 기능을 측정하는 각종 센서를 통해 몸에 대한 이해를 돕는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 치료법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착용자는 옷과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의 신체 변화를 자각하고 각 반응을 조절할 있다.

이가 뵈글린스카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이는 동물”이라며 “이를 착용한 옷이 즉각 감지,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도와 보다 자신의 몸에 애정을 쏟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착용자의 스트레스 정도를 주변에서도 알 수 있는 점이 이 옷의 장점”이라며 “스트레스에 대한 능동적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모셔널 클로딩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주장했다.

정이안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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