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MCU에 헌신한 배우 몰염치한 인간으로 몰아.”

영화 ‘블랙 위도우’ 스트리밍 문제로 법적다툼을 시작한 스칼렛 요한슨(37)이 30일 발표된 디즈니의 공식입장이 핑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반드시 재판에서 이겨 빼앗긴 권리를 되찾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스칼렛 요한슨이 소속된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creative artists agency, CAA)는 31일 공식 성명을 내고 전날 디즈니가 표명한 입장이 전부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CAA 공동이사 브라이언 로드는 “디즈니는 공식입장에서 스칼렛 요한슨의 소장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며 “10년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발전에 기여한 배우의 권리를 빼앗아놓고 코로나19 사태에 무관심한 이기적인 인간으로 깎아내렸다”고 지적했다.

디즈니와 전면전에 나서는 스칼렛 요한슨 <사진=영화 '어벤져스' 스틸>

이어 “스칼렛 요한슨이 ‘블랙 위도우’ 스트리밍으로 얻게 될 개런티가 2000만 달러(약 230억원)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더 큰 돈을 바라는 탐욕스러운 인간으로 몰아세우기 위한 술책”이라고 덧붙였다.

스칼렛 요한슨은 지난 29일 영화 ‘블랙 위도우’ 스트리밍 문제로 5000만 달러(약 573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디즈니를 고소했다. 스칼렛 요한슨의 변호사는 “‘블랙 위도우’ 개런티를 극장 흥행에 맞추기로 계약한 디즈니가 개봉 하루 만에 디즈니플러스로 스트리밍하면서 관객 스코어에 악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디즈니는 30일 공식입장을 내고 스칼렛 요한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디즈니는 스칼렛 요한슨과 계약관계를 철저히 준수했으며, 오히려 그가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가 극장에 걸리기 어려운 상황을 직시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극장 개봉 하루 만에 디즈니플러스로 스트리밍된 '블랙 위도우' <사진=디즈니플러스 공식 홈페이지>

사태를 지켜보던 마블 스튜디오도 디즈니를 압박했다. 케빈 파이기(48) 대표는 이번 송사와 관련해 할리우드리포터에 “디즈니 반응에 분노와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케빈 파이기는 MCU 흥행에 기여한 스칼렛 요한슨을 배려해 ‘블랙 위도우’를 극장에서만 개봉할 것을 디즈니에 계속 요청해 왔다.

CAA가 디즈니에 사실상 선전포고를 하면서 향후 법적다툼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CAA는 스칼렛 요한슨을 비롯해 브래드 피트(58)와 키아누 리브스(57), 앤 해서웨이(38) 등 거물급 배우들이 소속된 대형 에이전시다.

스칼렛 요한슨은 2010년 영화 ‘아이언맨2’에 나타샤 로마노프(블랙 위도우)로 출연하며 MCU와 인연을 맺었다. 10여 년간 MCU 영화 9편에 출연한 그는 ‘블랙 위도우’ 스트리밍 문제에 대해 디즈니의 공식 답변을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자 결국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태처럼 영화의 극장 개봉과 스트리밍을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영화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업체와 배우, 연출자와 제작자 다양한 주체 사이에 전에 없던 갈등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극장 개봉과 스트리밍에 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한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배우와 영화사가 한순간에 원수가 되는 상황은 또 벌어질 수 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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