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만 년 전 멸종한 갯과 포유류 다이어울프의 복원을 둘러싸고 과학계 잡음이 이어졌다. 다이어울프 새끼를 복제했다는 미국 생명공학 스타트업의 주장에 여러 학자가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미국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이달 초 공식 채널을 통해 유전자공학 기술로 다이어울프 새끼를 복원하는 실험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업체는 매머드 등 멸종한 고대 동물 복원을 추진 중이다.

회사가 만들어낸 다이어울프 새끼는 3마리다. 이들은 미국 내 약 8㎢ 규모의 극비 자연보호구역에서 실험을 진행, 지난해 말 수컷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올해 초 암컷 칼리시를 각각 복원했다. 현재 보호구역에서 지내는 세 마리 모두 현생종 회색늑대의 세포를 유전자 조작했다.
다이어울프는 플라이스토세부터 홀로세까지 아메리카대륙에 서식한 멸종종이다.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몸길이는 약 125㎝, 체고는 약 80㎝이며 골격이 비슷한 회색늑대가 근연종으로 여겨졌다. HBO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자들은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가 진짜 다이어울프를 복원한 것이 아니라고 의심했다.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 동물학자 필립 세든 교수는 BBC와 최근 인터뷰에서 "콜로설이 만들어낸 것은 유전자 조작된 회색늑대에 불과하다"고 저평가했다.
고생물 DNA를 연구하는 닉 로런스 박사도 화석에서 추출된 다이어울프의 DNA는 매우 불완전해 완전한 복제에 사용할 수 없다고 회의적 반응을 내놨다. 박사는 "다이어울프와 회색늑대는 250만 년 전에서 600만 년 전 분기해 애초에 다른 속으로 분류된다"며 "외형은 비슷해도 학술적으로는 전혀 다른 종"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 1월 나온 고생물 게놈 분석 보고서에서도 다이어울프는 회색늑대와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호주 고생물 DNA 센터 제레미 오스틴 박사는 "두 종이 유전적으로 어울린 흔적이 전혀 없다"며 "콜로설이 만든 새끼들은 단순한 유전자 변형 회색늑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가 매머드와 태즈메이니아늑대 등 멸종종을 복원한다며 기업 가치 불리기에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 회사가 올해 1월 다이어울프 복원 자료를 배포한 뒤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4250억원)까지 치솟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