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질량이 태양의 2경6000조 배로 추측되는 괴물 초은하단이 발견됐다. 지금껏 학자들이 찾아낸 초은하단 중에서도 가장 무겁고 거대해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에스토니아 타르투대학교 천문학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타르투천문대 관측 보고서에서 지구에서 약 30억 광년 떨어진 에이나스토 초은하단(Einasto Supercluster)을 소개했다. 에스토니아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 얀 에이나스토(95)의 이름을 딴 이 초은하단의 질량은 무려 태양 2경6000조 개와 맞먹는다.

연구팀은 에이나스토 초은하단의 한쪽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빛이 통과하는 데 최소 3억6000만 광년, 최대 5억 광년이 걸릴 것으로 계산했다. 더욱이 이번 관측에서는 이런 초은하단을 구성하는 은하단이 외부의 은하단에 비해 무겁고 더 늦게 팽창할 가능성도 떠올랐다.

에이나스토 초은하단의 상상도. 크기가 최대 약 5억 광년으로 추측된다. <사진=타르투대학교 공식 홈페이지·Shishir Sankhyayan>

조사 관계자는 "초은하단 내부의 은하가 외부의 은하와 다른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가설은 오래됐다"며 "이런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에이나스토 초은하단이 사실상 최초"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발견은 은하-은하단-초은하단의 단계별 탄생 구조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에이나스토 초은하단의 엄청난 중력의 영향인지 내부의 은하단들은 외부의 그것들보다 팽창 속도가 느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초은하단을 면밀히 관찰하면 우주를 구성하는 암흑 에너지(dark energy)의 정체에도 접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초은하단의 밀도는 내부에 있는 물질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큰데, 이런 물질 중 하나가 암흑 에너지로 여겨진다.

지난해 발사된 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 망원경. 암흑 에너지 등 우주의 구성 물질을 해명하기 위해 제작됐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암흑 에너지는 우주의 팽창을 가속화하는 수수께끼의 물질에 붙여진 임시 이름으로, 이것 때문에 은하는 서로 멀어지고 그 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난다"며 "관련 연구에 유의미한 성과가 나온다면 머지않아 암흑 에너지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지 모르다"고 기대했다.

학계는 엄청난 규모의 초은하단 구조를 연구하면 우주의 실제 팽창 속도가 관련된 이론이나 모델과 어긋나는 오래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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